[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기아가 지난 6월 K9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K9’을 선보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세 취급을 받고 제네시스, 벤츠 등 브랜드의 존재감이 너무 큰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더 뉴 K9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대형 세단에 걸맞은 기능을 대거 추가한데다 정숙성, 주행성능 등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기 때문이다.
직접 만나본 더 뉴 K9은 세련된 얼굴을 자랑했다. 기아의 새 엠블럼을 장착했기 때문인지 차량 자체가 새로워진 느낌이 매우 강하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에 V 형상의 정교한 크롬 패턴을 적용해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좌우 수평으로 리어램프를 연결해 와이드한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덕분에 차체가 더 커보인다. 차를 타고 내릴 때 ‘하차감’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5140mm, 전폭 1915mm, 전고 1490mm, 축거 3105mm 등이다. G80과 비교해 길이와 축간 거리 모두 100mm 안팎으로 길다. 실내 공간이 넓기로 유명한 G80이지만, 그보다 더 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안락하다. 탁 트인 시야,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재, 편안한 시트 등이 만족스러웠다. 시트의 허리받침, 쿠션까지 확대된 퀼팅 패턴과 고급스러운 리얼 우드 소재, 다이아몬드 패턴의 컨트롤러 등을 통해 인테리어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회장님 자리’인 2열 좌석이 특히 안락하다. 머리 위와 무릎 아래 공간이 워낙 넓은데다 시트가 포근하게 몸을 감싸준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을 잘 차단해 불편하지 않았다. 가장 큰 특징은 정숙성이다. 외부 소음을 워낙 잘 차단해주는 덕분에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문 인증 시스템 △필기 인식 통합 컨트롤러 △터치 스크린 기능 등이 적용된 뒷자석 듀얼 모니터도 갖췄다.
3.8 가솔린 엔진은 차체를 무리 없이 이끌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추월을 위해 갑작스럽게 가속할 때는 상당한 힘을 자랑했다. 변속기 역시 운전자가 원할 때 정확하게 일을 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놓으면 꽤나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진다.
체급이 조금 작은 G80과는 매력포인트가 다른 듯하다. G80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다. 편안함과 안락함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는 뜻이다. 수입 고급 세단과 비교해서는 극강의 가성비가 돋보인다. 비슷한 가격대로 수입차 브랜드는 이 같은 재질과 프리미엄 성능을 갖추기 불가능해 보인다.
첨단 사양이 대거 추가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세계 최초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PGS)과 기아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등은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14.5인치 초대형 와이드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클러스터·헤드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에르고 모션시트 △지능형 헤드램프(IFS) △후진 가이드 램프 등도 신규로 적용됐다.
기아 더 뉴 K9은 3.8 가솔린과 3.3 터보 가솔린 두 가지 엔진 라인업을 제공한다. 가격은 5694만~7608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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