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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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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NFT가 펼치는 신세계에 주목하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10 10:12

김한성 한국은행 전산정보국 자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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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성 한국은행 전산정보국 자문역

유명 해외저널을 중심으로 잡지표지를 콘텐츠로 하여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 불리우는 NFT를 발행(minting), 판매(drop)에 나서는 광경이 이채롭다. 그동안 NFT시장은 ‘일상: 처음 5000일’의 작가인 비플을 중심으로 예술품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크립토펑크와 같은 게임 관련 분야에서 활성화될 조짐을 나타냈다. 지난 8월 럭셔리 패션잡지 보그(VOGUE)에 이어 9월에는 시사잡지 타임(TIME)이, 지난달에는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NFT cover’의 주역이라고 불릴만하다.

특히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9월 18일자 표지를 대상으로 NFT를 발행하였는데 선정된 표지 ‘Down the rabbit hole’(foundation.app/@TheEconomist/~/101031)이 의미심장하다. 해당 표지는 비쥬얼 아티스트인 저스틴 메츠가 1865년 출판된 존 테니엘 경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초판 삽화에서 영감을 얻어 숲속에 난 좁은 길을 따라 이더리움, 달러화, 비트코인 등 화폐들이 기묘한 신세계로 상징되는 토끼굴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다. 마치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 세계에 뛰어 들어가야 하고, 앨리스를 토끼굴로 내려보내듯이 이코노미스트도 스스로 들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듯하다.

시장조사업체 해리스에 따르면 금년 3월 기준, 미국 성인의 11%가 NFT 구매 경험이 있으며 이는 금, 원유, 커피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개인 보다 불과 1%포인트 작은 규모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NFT 시장규모는 지난해 3.4억 달러에 불과하였으나 금년 143억 달러로 급성장하고 있고 2025년까지 8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NFT는 블록체인 원장에 소유권이 저장된 디지털 콘텐츠 데이터이다, 창작자는 디지털 콘텐츠(digital contents)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소유권 증명서라 할 수 있는 토큰 식별자(token identifier), 콘텐츠에 대한 이름, 계약조건, 연결링크 등 토큰 속성을 설명하는 메타데이터(metadata) 정보를 포함한 NFT를 발행한다. 물론 디지털 파일의 속성상 누구나 이를 복제하거나 볼 수도 있다. 다만, 토큰 식별자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실소유자는 단 한 명뿐이라는 점이다.

발행된 NFT는 최초 구매자가 유일하게 배타적으로 소유하고, 이후 판매-구매의 순환이 반복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만들어 간다. 특히 최초 창작자를 떠나 이후 재판매를 통한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그 일부를 창작자에게 되돌려준다. 이는 블록체인상 거래정보 공개 편의에 따른 특성으로 창작자에게 선의로 지급되면서 창의적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최근에는 NFT발행이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펀딩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코노미스트는 젊은 세대들이 당면한 과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도록 도움을 주는 독립자선기구(economistfoundation.org)에 기부하거나, 또는 비곤 프로젝트(bEgONe.io)처럼 멸종위기 생물을 컨텐츠로 하여 남아 있는 개체수 만큼을 NFT로 발행하여 이들 생물을 보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로서 NFT는 디지털 아트, 게임 캐릭터는 물론 유명 스포츠의 경기 장면, 10초 남짓한 음원, 트윗 내용 사진 그리고 32개 숫자와 알파벳의 조합으로 표시되는 이더리움 주소를 3~10자 이내 고유한 단어로 표시해주는 서비스(ens.domains)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나아가 인류의 미래로 상징되는 스페이스엑스가 발사되는 장면을 새긴 ‘NFT 티셔츠’도 한정판으로 발행되었는데, 이를 구매한 사람은 증강현실을 통하여 자신이 직접 입어볼 수 있는 패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며칠 전에는 페이스북 창업자가 회사명을 새로운 이름 메타(Meta)로 바꾸고 12월 1일부터 주식 표기도 ‘MVRS’로 표시해 거래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물론 이는 그동안 플랫폼 운영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에 의한 문서유출 등 나쁜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점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준비해 온 메타버스 기반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신호로 보인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모습이 빠르게 구체화 되면서 NFT에 대한 기대 또한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NFT의 성장은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아바타(주체)가 필요로 하는 일상의 모든 것(대상)을 대체하고 모든 종류의 활동에 유용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FT가 창의적 활동을 촉진하면서 가상세계를 현실세계에 가깝게 위치해 놓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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