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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락가락 금융규제, 인뱅 혁신도 저해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22 08:10

송두리 금융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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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출범으로 인한 혁신의 기대가 단 열흘 만에 무너진 모양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5일 출범하며 시중은행들보다 더 나은 조건의 최저 연 2.76%의 대출 상품과 연 2%의 수신 상품을 출시해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계좌를 개설하도록 하고, 막상 대출을 받아보니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보다 금리가 높거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미 탄탄한 잠재 고객층을 갖추고 있고 편리함도 더해져 금융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특히 그동안 핀테크 기업인 토스가 혁신적인 행보를 보였던 만큼 이번 토스뱅크의 출범과 새로운 시도는 기존 은행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금융 관계자들은 토스뱅크의 지속가능성에도 의문을 가지면서도, 기존의 은행들이 할 수 없는 것을 시도하는 토스뱅크에 궁금증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토스뱅크도 자신했다. 수신상품 금리의 경우 조달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라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판단했고, 대출 상품의 경우 토스만의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열흘도 되지 않아 금융권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던 토스뱅크의 행보는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제한에 따라 토스뱅크가 대출을 중단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대출 한도를 5000억원으로 제시했고, 한도가 다 소진되자 토스뱅크는 지난 14일부터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대출 중단이 지속되면 수신 상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금융혁신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주도해 출범한 것이다. 토스뱅크도 금융당국의 지지 속에 핀테크 기업이 출범하는 제 3의 인터넷은행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금융당국의 규제에 주요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토스뱅크 뿐 아니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아직 시중은행에 비해 영세한 인터넷은행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할 때지만 당장 가계대출을 중단하고 축소하면서 당국의 눈치만 보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출범 열흘 만에 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토스뱅크의 상황은 오랜 기간 출범을 준비했던 금융사와 출범을 기대했던 금융소비자 모두를 기운 빠지게 한다. 여기에 인터넷은행들은 상반기 금융당국의 어명에 따라 중금리대출 판매에 힘을 싣고 있었으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된 하반기부터는 중금리대출 판매 확대도 어려워지며 분위기가 급반전한 난감한 상황을 겪고 있다.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규제 강화는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번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시장과의 소통 없이 단기간에 유연성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불만이 크다. 금융당국이 기대하는 혁신과 중·저신용자 지원이란 숙제를 인터넷은행이 실현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꾸준한 정책과 유연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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