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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에너지까지···재계 ‘글로벌 리스크’에 사면초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30 15:22

美·中 '정치 리스크' 가중...獨·日 수장 교체 대응 필요



헝다 사태 등 파장 우려...일부 국가는 '韓 기업결합' 반대 움직임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에 공급망 타격...코로나19·기후변화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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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선적 대기 중인 자동차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예산안 집행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미국 정치권. ‘공동부유(共同富裕)’라는 메시지로 경제 질서를 다시 세우고 있는 중국. 이웃나라 일본의 총리 교체에 따른 무역 관계 재설정.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결합 심사.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기후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재계가 정치·경제·에너지·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터져나오는 ‘글로벌 리스크’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다. 산업·무역의 판을 서로 유리하게 짜려는 미국과 중국의 ‘수(手)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자연재해 등 각종 변수까지 나오면서다. 재계의 ‘방패’ 역할을 해줘야 할 정부와 정치권은 대선 정국에 기업들을 이용할 생각만 가득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에서 우리 반도체 기업에게 ‘영업비밀’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와중에 국내에서는 재계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중대재해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정치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예산안 집행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장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피하는 모양새지만 근본적인 갈등 양상을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들이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환경’이라는 큰 변화의 틀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등 생산시설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는데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감소하면 시장 파이 자체가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공산당이 자국 경제체제를 뜯어 고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가 ‘타깃’이 돼 판도가 바뀌고 있다.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게임, 사교육 등 공산당의 칼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도 예측하기 힘들다. 최근에는 역대급 전력난이 닥쳐 포스코·오리온 등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전력난의 원인 또한 중국과 호주간 무역갈등, 탄소중립·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정부 정책 변화 등으로 다양하다. ‘헝다 파산설’의 후폭풍에도 대비해야 하는 형국이다.

기시다 후미오 전(前) 외무상이 일본 총리에 취임하는 것도 재계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일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 기업들의 셈법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시다 신임 총리가 스가 전 총리의 노선을 대부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그가 외무상 출신이라는 점에서 양국 무역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 역시 총리교체를 앞두고 있는데 유럽연합(EU) 산업계 분위기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 기업들에 대한 외국 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아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두고 일부 국가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조선의 경우 유럽, 항공의 경우 중국 쪽에서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수요·공급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유가와 각종 원자재 가격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히 상승했던 유가는 WTI기준 배럴당 75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수요가 빠르게 정상화하는 와중에 OPEC 플러스가 여전히 증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철광석,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기세도 무섭다. 유가·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수입금액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기업들이 상당수다.

문제는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들이 불거지지만 우리 기업들은 이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방패’ 역할을 해주는 가운데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최선책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일례로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대한상공회의소는 "시행령이 안전보건의무, 관계법령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기업들은 법을 어떻게 준수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등장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는데 국내에서는 기업 활동을 옥죄는 정책·법안들만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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