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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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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플랫폼 공룡, 나누면 커지는 지혜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30 10:39

윤덕균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윤덕균 교수

▲윤덕균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해 정부가 규제의 칼을 뽑아 들면서 "기업을 때려서 정권을 잡으려는 정치가들의 술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초래해 반기업 정서를 뿌리 깊게 한 것이 자초한 측면이 더 강하다.

규제의 핵심 대상인 카카오를 보면 더욱 실감 난다. 매년 자회사가 십여 개씩 늘며 현재 계열사가 158개까지 늘어났다. 물론 해외 기업 40개를 포함한 숫자라고 하나 내부에서조차 "우리가 이런 사업도 하고 있었나" "계열사 제어가 안 된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들이 가진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한 결과다.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과 삼성그룹의 고 이병철 회장을 기업가 정신의 1세대라고 한다면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네이버의 이해진 창업자는 기업가 정신의 2세대라고 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의 1세대가 체험한 기업은 나누면 작아지는 산업사회였다. 그래서 그들은 슘페터가 강조하는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도모하여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의식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의 2세대가 처하고 있는 기업은 나누면 커지는 정보사회다. 그래서 그들은 공정한 경쟁과 사회적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 카카오가 큰 틀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들을 철수하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대리운전, 카카오 헤어샵 등 골목상권의 고유업종이 많다. 여기서 기업(企業)을 파자하면, 사람(人)이 업(業)을 멈추는(止) 것이라는 의미를 되새길 일이다. 기업의 수가 늘어난 만큼 업보가 늘어난다. 업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문어발식 기업의 수를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

미국은 반독점 행위에 대한 규제를 제외하고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거의 없는 세계 최고의 자본주의 국가다. 반독점 규제법에는 1890년에 통과된 셔먼법이 있다. 미 법무부는 1909년 스탠더드 오일을 셔먼법 위반으로 제소했고, 대법원판결 때문에 스탠더드 오일은 34개 기업으로 분해되었다. JP 모건이 소유했던 철도 기업인 노던 시큐리티즈 역시 반독점법의 철퇴를 맞고 해체됐다. 미국 담배 시장의 95%를 독점했던 아메리칸 타바코도 반독점 위반 혐의로 1911년 11개 회사로 분해되었다. 장거리 통신 사업 본부와 미국의 22개 지역의 시내 전화 사업을 독점하던 공룡이었던 AT&T는 1984년 7개 지방전화사업 회사를 포함한 8개의 개별 기업으로 분할됐다. MS나 구글도 같은 분할의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당신의 운명을 지배하라,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서 지배를 당할 것이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이 말은 1981년 당시 만 45세의 나이로 100년 GE 역사상 최연소 CEO에 임명된 잭 웰치가 취임사에서 언급했다. 당시 GE는 그 자체로 훌륭한 회사였다. 1970년대 GE는 매출 87억달러, 종업원 40만 명의 미국 5위권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잭 웰치의 취임을 계기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정지되었다. ‘현재의 이익 여부는 차지하고 세계 1, 2위가 되지 못하는 기업은 매각하거나 정리하자’는 경영방침 아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직원의 1/4인 11만 2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170개의 사업부 중 110개가 사라졌다. 그에게는 건물은 그대로 두고 인명만 살상하는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혁신의 성과는 놀라웠다. 그가 취임 당시 120억달러이었던 GE의 시가총액은 4500억달러로 40배 성장하였다. 결과적으로 2001년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에 선정하는 등 미국을 대표하는 CEO가 되었다. 잭 웰치는 지난해 3월 1일 영면에 들었다. 뉴욕타임스는 ‘동시대에 가장 영향력이 높았던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잭 웰치가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공로를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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