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중 막내격인 SK이노베이션이 ‘안전성 리스크’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판정승을 거뒀다. 최근 잇따르는 전기차(EV) 배터리 화재 사고로 국내 업계 양 축이자 앙숙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처지가 뒤바뀌면서다. SK이노와의 배터리 기술 관련 분쟁을 승리로 마무리짓고 배터리 사업부 분사로 승승장구하던 LG엔솔은 막막한 처지가 됐다. 계속되는 배터리 화재로 인한 충당금에 발목 잡혔다. 연내 목표였던 기업공개(IPO) 이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SK이노는 업계가 EV 배터리 화재로 홍역을 앓는 와중에도 홀로 미소 짓고 있다. ‘배터리 안전성’을 핵심 가치로 품질경영을 내세워온 자사 제품이 부각되는 효과 때문이다. LG엔솔이나 삼성SDI와 달리 SK이노는 공식적으로 현재까지 공급한 배터리에서 화재 이슈가 불거지지 않았다. SK이노는 ‘화재 제로’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화재 리스크’ 빠진 배터리 업계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과 LG전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쉐보레 볼트 EV 화재 관련 공동 원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GM이 10억달러(약 1조1835억원)를 투입해 쉐보레 볼트 EV에 탑재한 일부 불량 배터리 모듈 2차 리콜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GM은 배터리 공급업체인 LG로부터 리콜 비용 일부를 배상받겠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2019년부터 2022년 모델 약 7만3000여대다.
지난 7월 쉐보레 볼트 EV 1차 리콜 당시 GM이 밝힌 총비용 8억달러(약 9300억원) 중 LG전자와 LG화학은 올해 2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각각 2346억원과 910억원을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2차 리콜에서 발생한 충당금은 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리콜 규모도 2000억원 정도 늘어난 데다 LG엔솔이 LG전자로부터 지난 10월 배터리 모듈 제조 업무를 이관받으면서 책임 범위가 넓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LG엔솔이 추진하는 IPO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충당금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IPO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연내 IPO라는 목표를 폐기하고 연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LG엔솔은 "IPO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10월까지 결정해 소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화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삼성SDI제 배터리가 탑재되는 독일 BMW와 미국 포드는 지난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배터리 화재 가능성으로 리콜한 바 있다. BMW 차량이 2만6900대, 포드가 2만500대에 달한다.
◇ ‘화재 제로’ 강조하는 SK이노
SK이노는 동종업계 악재에 조심스럽지만 자사가 내세우는 ‘안전성’을 부각할 기회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자사 배터리가 원인이 되어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가 없었을 만큼 독보적인 안전 기술을 갖췄다"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SK이노는 약 2억7000만개에 달하는 배터리셀을 납품했지만 공식적으로 화재 이슈가 불거진 사례가 없다. 지동섭 SK이노 배터리 사업부 대표 역시 "배터리는 제품이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아야하지만 안전성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해왔다.
업계는 SK이노가 갖춘 배터리 화재 방지 기술에 주목한다. 첫 번째는 분리막이다. SK이노는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서 공급받는 고순도 분리막을 쓴다. 자체 생산이 아닌 경쟁사 제품보다 외부 손상에 강하고 불량이 적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분리막 원단에 적용된 세라믹 양면 코팅이다. 분리막이 훼손될 경우 생길 수 있는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열 안정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마지막은 독특한 모듈 공정이다. 배터리 셀을 지그재그로 쌓는 ‘Z폴딩’ 방식이다. 열 방출 효과를 높여 과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배터리 팩 안에 있는 일부 셀에서 불이 나도 주변으로 번지지 않게 해주는 열확산 억제 기술도 갖췄다.
SK이노는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 분할 및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는 배터리 법인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수혈을 위해 2022년 추진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 마케팅을 내세운 SK이노는 경쟁사와 달리 화재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며 "품질경영을 기반으로 생산력을 갖출 경우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jinsol@ekn.kr





![[2026 신년사] 윤철민 파라타항공 대표 “이제는 실전…완벽한 안전·서비스로 차별화된 가치 증명해야”](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31.7fc9b94379874b5fa93622618772119b_T1.png)




![[EE칼럼] ABCDE + FGH](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213.0699297389d4458a951394ef21f70f23_T1.jpg)
![[EE칼럼] 환율 위기의 에너지, 원자력](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18.dbd99c8761244ca3b29e7374368ee5d8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고환율 정부 대책 변명만 남았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이슈&인사이트] 환율 불안 시대 스테이블코인의 도전](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25.ede85fe5012a473e85b00d975706e736_T1.jpg)
![[데스크 칼럼] 검증대 선 금융지주 지배구조, 증명의 시간](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8.c6bb09ded61440b68553a3a6d8d1cb31_T1.jpeg)
![[기자의 눈] 수요 예측 실패 신공항, ‘빛 좋은 개살구’ 못 면한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9.e0265cfa33b54f1bb40c535f577994bd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