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윤하늘

yhn7704@ekn.kr

윤하늘기자 기사모음




카카오페이, 다음달 공모 일정 재개하나…적기 노렸지만 우려 가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25 16:06
2021072001000837800033641

▲카카오페이 로고.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지난 7월 이후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공모 일정이 언제 다시 진행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다음달 낮춘 공모가를 들고 나올 것이라면서도 현재 증시 상황과 IPO 일정들을 고려했을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 4분기 상장을 위해 이르면 다음달 초 공모일정을 재개한다. 카카오 계열사 상장 일정에 맞춰 9월부터 본격 움직임을 보이면서 10월쯤 청약을 실시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7월 16일 금융감독원이 7월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올 4분기로 IPO 일정이 연기됐다. 기관 수요예측을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금감원은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며 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카카오페이가 4분기로 상장을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135일 룰‘ 때문이다. 135일 룰이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와 증권신고서에 반영되는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 시한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칙이다. 해외 시장서 채권을 발행할 때 재무제표가 작성된 시점에서 135일 내에 납입을 비롯한 모든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IPO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유치를 중점적으로 추진, 135일 룰을 적용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금감원의 정정 요청을 받은 시점은 7월 16일로 135일 룰 만기일인 7월 19일까지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물리적인 시간상 제출하지 못했다. 카카오페이가 기존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1분기 재무제표가 반영됐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을 기반으로 증권신고서를 새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9월 이후 상장 일정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반기 실적을 새롭게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공모 일정 재개 등의 정확한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요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IPO를 추진하는 대어급 기업을 중심으로 공모주 거품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카카오페이도 몸값을 낮춰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할 때 카카오페이를 향해 공모가 및 비교 기업 산정도 지적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가 기존에 제시한 공모가는 6만 3000원∼9만 6000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금감원이 사실상 공모가를 낮추라고 요구한 만큼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에 국내 상장사를 포함해 공모가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면서 "크래프톤 등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인 기업들의 공모 상황을 다 지켜봤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IPO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상장이 카카오페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음달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기업들이 IPO 절차를 시작하면서 기관투자자 자금이 다른 기업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휘청한 국내 증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도 부담요소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그간 상장 적기를 노려왔는데 최근 증시 상황과 공모주 시장의 불패신화가 깨진 만큼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 SSG닷컴까지 공모 일정을 진행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상장을 마무리한 카카오뱅크가 IPO흥행에 성공했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카카오페이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협력이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카카오페이는 증권과 마이데이터, 보험, 대출중개, 금융상품 판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군을 확장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hn770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