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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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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는 메타버스, 건설사도 올라탄다… "아바타로 견본주택 봐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08 12:35

메타버스 견본주택서 주거상품 보고 분양상담까지
롯데건설, 메타버스 플랫폼도 만들어 활성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중장년층 유입 방안은 필요"

[이미지1] 홍보서포터즈 발대식 장면(SK JUMP)

▲롯데건설이 메타버스 플랫폼 ‘SK JUMP’를 통해 진행한 홍보 서포터즈 발대식.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제 아바타로 가상세계에서 견본주택을 볼 수 있네요"

요즘 대세로 떠오른 메타버스(Metaverse·가상세계)에 건설사들도 올라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오프라인 견본주택보다는 메타버스 견본주택에서 주거상품을 볼 수 있고, 분양상담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건설사들이 메타버스 핵심 기술인 가상현실(VR), 건축정보모델링(BIM),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하면서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메타버스 견본주택을 도입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 등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회·경제·문화활동 등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말한다.

먼저 롯데건설은 지난달 16일 직방과 업무협약을 맺고 건설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를 활용한 부동산 프롭테크 활성화에 나섰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모바일·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한다. 롯데건설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 프롭테크 분야를 이용해 주거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주택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전환(DT)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라는 가상공간에서 ‘롯데건설’의 공간을 만들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기존에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방문해서 주거 상품을 확인하던 번거로움을 고객이 아바타로 직접 관람할 수 있고, 분양 상담·광고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롯데건설은 메타버스 플랫폼 ‘SK JUMP’를 활용해 홍보 서포터즈 발대식도 진행했다. 서포터즈는 기업 홍보와 내부 임직원 소통 강화를 통해 젊고 밝은 기업 이미지 추구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지난 3월 처음 선보인 롯데건설의 주니어보드 역시 ‘게더타운(Gather Town)’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지난 7월 가상공간에서 정기회의를 진행했다.

롯데건설은 이달 중 진행하게 될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GS건설도 지난 5월 직방과 함께 경기 고양시 ‘DMC 리버파크 자이’에서 가상현실을 적용한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했다.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제작한 실물 유니트 촬영을 통해 기존 실물 가상현실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다양한 각도와 시점의 영상을 보여줬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4월 메타버스 기업 올림플래닛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원에 들어서는 ‘더샵 송도 아크베이’에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고객이 가상의 견본주택에 입장하면 단지 소개와 입지 투어·내부 투어·상담 예약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건설사들은 가상현실, AI, BIM을 건설 현장과 시공에도 적용해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가상현실을 적용한 장비 안전 가상훈련 프로그램인 ‘스마티(SMAR’T)‘를 도입했다.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현장에 스마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연내 30여개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스마티에는 실제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장비사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양중, 하역, 고소작업, 타설 등 공종과 장비의 종류에 따라 사고 시나리오를 구성해, 실제 사고가 발생했던 작업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AI가 설계하고 드론과 로봇이 공사장을 누비는 ‘스마트 컨스트럭션 전략(Smart Construction·신기술 기반 건축기법)’을 내세웠다. AI·BIM·드론·IoT(사물인터넷)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현장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업계 최초로 기계, 전기, 배관(MEP) 설비의 설계 물량과 시공 후 실제 내역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고 빅데이터로 산출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2차원 평면으로 그려진 설계도면을 자동으로 3차원 입체도면으로 변환한다.

이같이 건설사들의 메타버스 도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생존 전략으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메타버스가 아직 생소한 중장년층 고객들을 위한 유입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는 조언이다.

건설업게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메타버스 견본주택이나 사이버 견본주택을 내놓는 건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며 "코로나19 장기화와 더불어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이하면서 메타버스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메타버스가 생소한 중장년층 고객들을 유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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