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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화성공장 생산라인 이미지. |
전문가들은 당장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급격하게 오르는 원자재값에 대한 지원과 노조에게 치우친 기울어진 운동장을 하루 빨리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에서 5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만드는 나라다. 생산량이 350만대를 넘겨 중국, 미국, 일본, 독일의 뒤를 이었다. 내연기관차의 품질 경쟁력은 독일, 일본에 이어 3위권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브랜드 파워도 커졌다. 국내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목표 판매량은 708만대다. 현대차그룹보다 연간 판매가 많은 그룹사는 폭스바겐,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르노닛산, 스텔란티스 뿐이다. 이 가운데 일본 토요타를 제외하면 다양한 브랜드들의 연합체 성격이 짙다.
문제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형도가 빠른 속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탄소중립이 화두로 떠오르며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가 대세로 부각됐다.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 기술도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이 같은 미래차 분야에서는 전통 내연기관차의 강자인 독일, 일본보다 중국, 미국 등이 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그룹 중 매출 4위를 기록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10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글로벌 기업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폭스바겐, 토요타 등 대부분 기업들이 매출액의 4~6%를 R&D에 투자했지만 현대차·기아는 그 비중이 2.9%에 불과했다. 미래차 시대 대비를 위한 필수 조건인 R&D 부문에서 꼴찌를 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관련 투자 금액만 봐도 차이가 엿보인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양산에 300억유로(약 40조 8000억원)를 쏟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2024년까지 330억유로(약 44조 8000억원)를 투자한다고 알린 상태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미래 투자계획 중 전기차 부문만 놓고 보면 그 금액이 10조원 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미래차 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KAMA 역시 현대차·기아의 R&D투자가 미흡한 이유로 정부의 대기업 차별적 R&D 지원 정책과 대기업 R&D투자에 대한 저조한 세제지원 등을 꼽았다. 대기업의 R&D 질적 성과가 높아도 정부 예산 배분은 직접 지원이 아닌 대학, 중소기업 쪽으로 먼저 흘러 들어가 현대차·기아가 소외받고 있다는 게 KAMA의 진단이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R&D에 사활을 거는 동안 우리 정부는 오히려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R&D 투자액 중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0~2%에 불과하다. 프랑스 30%, 스페인 25∼42%, 캐나다 15%, 영국 13% 등 자동차 생산국들이 파격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 상황과 대조된다.
정부의 친노동 정책으로 노조 문화가 변질된 것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노조의 ‘묻지마 파업’으로 임금이 계속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평균 임금은 1억원을 넘보고 있어 독일·일본 보다 20% 가량 높지만 생산성은 꼴찌다.
최근의 원자재가격 상승도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조사 결과 7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102.3이었다. 아직 경기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경기개선을 예상하는 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지난달(-5.1포인트)에 이어 소폭(-0.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는 최근 주요 원자재 및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조업 기업들의 생산·투자 계획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2월까지 회복세가 지속되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최근 2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제조업 경기 불확실성은 곧 실물경제 전체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원자재·부품 수급차질을 타개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 5위라고 하지만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멕시코, 인도 등에 밀린 상태"라며 "임금은 계속해서 치솟고 효율성은 전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데 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R&D를 위해서는 일단 영업이익률을 높여야 하는데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노사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비용을 줄여) 미래차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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