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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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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혁신 통했다...삼성증권, WM명가 ‘우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30 15:20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호황에 힙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2030세대가 증시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들 역시 디지털과 상품에 혁신을 거듭,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과와 과제, 전망을 짚어본다.

삼성증권

▲삼성증권 본사.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장석훈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삼성증권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그간 증권가에서 전통적 자산관리(WM) 명가로 입지를 굳혔는데, 올해 상반기 증권사 간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중심으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까지 끌면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 미래 고객군 포섭 ‘완료’…도전과 혁신 통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중개형 ISA, 4월 국내서 처음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를 면제하는 ‘다이렉트 IRP’ 등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신규 수익과 고객 확보에 집중해왔다. 이 결과 고객 수요는 물론 업계 분위기까지 바꿔놓았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신규 가입자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지 4개월여만에 42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중개형ISA 계좌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특히 MZ세대가 50%에 달했다. 가입고객 가운데 82%인 34만5000명은 삼성증권과 거래한 적이 없는 신규 고객이었다.

또 삼성증권은 4월 19일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 IRP상품 ‘다이렉트IRP’를 국내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먼저 출시하면서 증권가는 물론 은행권까지 흔들어 놓았다. 이후 뒤따라 미래에셋증권이 이달부터 기존 고객을 포함해 다이렉트 IRP의 수수료를 전액 면제키로 했으며, 유안타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B증권도 등 수수료 면제 대열에 합류했다. 은행권도 IRP 가입고객에 각종 상품권, 캐시백 등을 내세운 이벤트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전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삼성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실적 상승 폭을 보였다. 삼성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76% 급증했다. 자산관리에서 큰 폭의 성장성을 입증했다. 순수탁수수료는 240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200억원)보다 100.7% 늘어났다. 해외주식 거래 고객이 늘어나면서 해외주식 순수탁수수료는 작년대비 148% 증가했고, 거래대금도 104.1% 늘어났다. 1억원 이상 개인 고객은 20만2000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2분기 실적도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 동안 작년 한 해(5078억원)에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의 추정치(컨센선스) 평균을 집계한 결과 삼성증권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1766억)원 보다 22.6% 늘어난 2165억원이다.

이처럼 삼성증권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은 정 사장의 고객을 위한 파격적인 시도가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2018년부터 삼성증권을 이끌면서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항상 언급해왔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주목받는 서비스인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 속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삼성증권의 철학이다.

이 결과 장 사장은 삼성증권을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 증권사로 이끌었고, 3월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 임기 3년을 부여받았다. 이번 재선임으로 장 사장은 ‘장수 CEO(최고경영자)’에 오르게 됐다.


◇ 리테일-IB 다 잡고 ‘점프’


삼성증권은 장 사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WM와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등 사업부문 다각화에 집중, 탄력적 성장을 이뤄낼 전망이다.

장 사장은 리테일의 장점을 살리고 IB 부문은 역량 높이는 전략을 세워왔다. 기업공개(IPO) 주관 등으로 올 1분기 약 597억원의 인수 및 자문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55% 증가한 수치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IPO 시장에서 다소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다양한 기업의 IPO 주관사 자리를 따내면서 KB증권과 함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 일진하이솔루스, 차백신연구소 등 굵직한 기업의 상장을 도맡아 진행해 오고 있는 만큼 쏠쏠한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은행 신탁형 ISA에서 삼성증권 중개형ISA로 이전 신청 후 계좌개설을 기다리며 대기 중인 고객도 2만명이 넘었다"며 "리테일과 IB에서 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하반기부터 거래대금 감소 등 시장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삼성증권은 리테일과 IB부분의 확대된 이익력을 바탕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특화된 자산관리 강점에 IB 부문의 수익성이 강화되면서 실적 상승을 도울 것"이라며 "올해 역시 차별적 거액자산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수익 확보에 긍정적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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