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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부실급식 문제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장병의 입장’에서 원인을 찾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방안은 서 장관의 말이 사실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국방부 측은 "지휘관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면서 부대 여건을 고려해 격리 장병과 대대급 지휘관(대대장)의 1개월 간 동석식사를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대대장이 같이 밥을 먹어주는 것이 지휘관 현장 점검 강화에 부합하는지는 둘째 치더라도, 당장 대대장과 식사할 ‘장병들의 입장’이 고려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동석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불필요한 업무가 늘어날 뿐 아니라, 같이 먹는 병사들도 불편한 마음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방부측은 또 하반기부터 컵밥 등 선호식품을 비치하고 내년부터 ‘MZ 세대’(1980∼2000년대 출생) 식습관을 반영한 특식, 브런치, 간편 뷔페식 등을 ‘검토’하는 급식 혁신을 약속했다. 부실급식 논란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7일, 서 장관이 동석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나온 내용의 연장선상이다. 부실급식 논란이 터진 상황에 브런치를 검토한다는 우아한 재탕 대책이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군과 정치인들은 대책 발표 이전부터 ‘보여주기 식 행보’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지난달 26일 51사단은 부대를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 삼겹살을 수북이 쌓은 급식판을 대접했다. 해당 식단은 한 끼에 약 8000원가량으로, 장병들의 한 끼 평균 2930원의 2.7배 수준이다. 부대는 이를 두고 월 1회 제공되는 특식이 ‘우연히’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날인 27일에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72사단을 방문했다. 이날 송 대표는 병사들에 "식사는 만족스럽나"라고 물었다. 한 병사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너무 잘 돼 있어서 문제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해당 병사가 실제로 급식에 만족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들 "아주 불만족스럽다", "너무 문제가 많아 한 가지를 꼽을 수도 없다"고 말 할 수 있었을까. 의원들에게 잘 꾸며진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온종일 부대를 쓸고 닦았을 장병들의 노고만 안쓰럽게 떠오른다.
결국 군 부실급식 폭로는 또다시 이어졌다. 지난 1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9사단 격리병사라고 소개한 장병의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밥하고 해서 3숟가락 먹으니 다 끝났다"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엔 생선조림 몇 토막이 비닐 위에 초라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방부의 대책, 정치인들의 현장 방문에 전형적인 보여주기란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제는 책임자들의 생색내기 대신 장병들의 살아내기가 우선돼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는 영령 앞에 부끄럽지 않은 ‘진짜’ 대책을 기대한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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