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송두리

dsk@ekn.kr

송두리기자 기사모음




판 바뀌는 은행권…새 시장 '인뱅·페이'에 관심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12 16:24

은행연합회,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설립 의견서 전달



"금융지주사, 대부분 인터넷은행 설립 관심"



페이에도 도전장…"새 시장 열렸는데 놓치면 안돼"

에너지경제신문

▲5대 금융지주.(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권 관심이 새 산업으로 쏠리며 판이 바뀌고 있다. 전통 은행 영업 방식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사업 진출이 절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은행과 카드사를 중심으로 페이 시장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인터넷은행 설립 허용과 관련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의견서에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와 BNK·JB·DG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사들을 포함한 총 8개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직 금융지주사별로 인터넷설립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란 게 은행연합회 설명이다.

은행연합회는 그동안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 관련 수요조사와 연구 용역 등을 진행해 왔다. 이날 의견서 전달 직전에는 은행 전략담당 부서장 회의를 열고 의견을 최종 정리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존 은행만 고수해서는 변화하는 은행업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등장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급속도로 성장해 은행업을 뒤흔드는 메기가 되는 모습을 보며 인터넷은행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토스뱅크(가칭) 출범도 앞두고 있어 인터넷은행 시장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독자적인 인터넷은행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당장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설립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 나중에라도 진출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당국은 오는 7월 예정된 은행업 경쟁도 평가를 거쳐 인터넷은행 설립 허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허가가 이뤄진 후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은행 설립이 실현되면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구조인데, 풍부한 데이터에 자본력까지 갖춘 인터넷은행이 탄생하면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시너지를 내면서 온·오프라인 시장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게 금융지주사들 전략"이라며 "단 제 4, 5호 인터넷은행 허가가 순서대로 이뤄질 수 있는데, 특정 금융지주사에게만 허가를 내주기는 애매한 상황이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은행과 함께 최근 은행, 카드사를 중심으로 페이(간편결제)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삼성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장악한 페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신사업을 놓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깔렸다. 최근에는 금융지주 페이를 금융그룹 계열사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다른 금융사 카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성을 넓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10월 출시를 목표로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에 나선 상태다.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금융사 고객들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개발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페이가 빅테크 기업의 페이를 따라잡기는 아직 어렵겠지만,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참여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은행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을 발굴해 도전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