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4일(수)

신한울 3·4호기, 文정부 임기 내 백지화 위기…탈원전 ‘대못박기’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7 11:01   수정 2021.03.08 10: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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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그간 지지부진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던 탈원전 정책을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원전 정책 대못 박기의 구체적인 조치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백지화가 앞으로 1년 여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의 경우 최근 사업기간이 오는 2023년 12월로 연장되면서 공사 재개 또는 사업 백지화 결론이 차기 정부로 미뤄질 것 으로 전망됐다.

7일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그간 탈원전으로 시끄러웠는데 솔직히 눈에 보이는 성과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 탈원전 정책 수립에 위법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만큼 남은 임기 내 구체적인 탈원전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언급은 탈원전 조치로 최근 원전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백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5일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직후 "더는 절차적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은 3년 6개월 넘게 추진됐으나 아직 손에 쥔 구체적인 성과가 별로 없다는 평가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고리 5·6호기 및 신한울 3·4호기 백지화 검토 등 탈원전 3대 과제가 법적 시비 대상이 됐거나 반대 여론 등에 밀려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월성 1호기는 감사원의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의 지적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건설 재개됐고 신한울 3·4호기는 매몰비용 책임 등 문제로 아직 백지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사업기간만 연장해놓은 상황이다.



원전 업계 및 학계는 신한울 3·4호기 사업기간이 지난달 연장되자 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결정이 현 정부 임기 내 또는 차기 정부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 수립 절차에 위법성이 없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경제성 조작 관련 검찰 수사도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로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지면서 여권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건설 백지화로 가는 두 가지 큰 장애물 중 하나가 지난 5일 감사원 감사 결과로 없어졌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백지화 추진 때 탈원전 정책 수립 위법성 및 매물비용 책임 등 문제를 가장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사업기간을 고심 끝에 최근 2년 연장한 것도 이 두가지 문제의 불투명성 때문으로 전해졌다.

원내 절대 다수의석으로 최근 입법 폭주 비판까지 듣는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상반기 중 에너지전환지원법을 확정해 탈원전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책임 있게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법안은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의 일부를 떼 조성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으로 피해를 본 민간 기업 등에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드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두고 야권과 업계는 신한울 3·4호기 백지화의 최대 걸림돌인 약 7000억원 규모의 매몰비용 해결을 겨냥해 입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에너지전환지원법’을 발의한 양이원영 의원은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발전사업자가 고정 자산을 포기해 생긴 손해와 지역민에게 돌아가는 피해 등을 보상해주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감사원의 탈원전 정책 과정 감사 결과 발표가 신한울 3·4호기 백지화의 명분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주당 탄소중립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산업부는 원전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허가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 연장했는데 사업허가 취소 시 한국수력원자력의 불이익을 막을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업허가를 유지하는 조건"이라며 "한수원 불이익 없이 신한울 3·4호기 사업 종료를 위해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하거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인 ‘에너지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조속히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1호기 수사도 담당 대전지검을 지휘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로 수사의 동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전지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월성 원전 의혹 수사는 수사팀이 더욱 더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감사원이 정책 수립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한데다 검찰총장까지 사퇴한 상황에서 검찰이 무리하게 월성 원전 수사를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가오는 내년 대선과 임기 막바지에 이른 정부의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도 원전이나 반대편 업계를 완전이 무시해선 안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정책은 국민의 삶의 질과 직접 관련돼 있고, 산업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여야 거대 정당이 에너지전환을 위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 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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