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8일(월)

한정화 "전경련, 4대그룹 가입 기대보다 스스로 쇄신 나서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22 15:51   수정 2021.02.22 16:32:05

경제단체들 "재계 대변하려면 연합 네트워크 만들어야"

한정화

▲한정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대한상의·무역협회 등 기업인 5대 단체장 시대 개막

15년만에 5대 경제단체 수장이 전부 기업인으로 바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손경식 회장이 다시 한번 2021년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허창수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도 현재까지 후임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어 허 회장의 연임도 예측되고 있다. 경제계는 이들을 주축으로 정부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은 물론이고, 경제단체 내의 변화와 쇄신이 이뤄지길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정부 여당이 기업 규제 입법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기업의 ‘탈(脫) 한국’ 바람 우려도 높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제13대 중소기업청 청장을 역임한 한정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과 인터뷰를 진행, 기업 규제 및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한 이사장은 사회 전반으로 퍼져 있는 반기업 정서에 대한 경제단체들의 역할과 정부의 기업 규제에 대해 "기업 규제는 시대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에 따른 현상이다. 이에 경제단체는 반대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사회 가치 창출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사회 전반에 깔린 반기업 정서를 완화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계 대변을 위한 연합 네트워트 구축과 함께 싱크탱크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한 이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현재 정부와 여당에서 진행하는 기업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번 정부의 성격 자체가 친노동적이다. 노동계 의견을 많이 반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기업 입장에선 불편한 법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 시민단체의 의견도 많이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공정경제 3법이라는 법안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무조건 부정적, 반론 여지로 볼 수 없다. 시대 정신이기 때문이다. 사회 인식이 변하고 있고 규제 등 입법 마련은 그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어느 사회나 기업에 대한 규제는 나타났다. 일본은 1960년대 사회 전반에 반 기업 정서가 깔리면서 기업 규제가 진행됐으며 미국 역시 1950년대 반기업정서가 심했다. 이로 인한 강력한 법안이 마련됐다.

역사의 흐름을 봤을 때 우리나라 역시 그러한 시기가 온 것인 뿐이다. 다시 말해 ‘올 것이 왔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재계는 지난 30년 동안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반기업 정서에 대해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한 것이 전혀 없다. 물론 국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으나 기업의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 개별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으로 지속가능경영 등에 나섰다고 해도 여전히 일자리 부족과 불평등 불만 등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 규제에 대해 과도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향후 기업의 성장을 위한 단계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등을 바탕으로 공정경제 3법 의도는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그 법안이 균형감각을 잃어 버렸을 경우, 기업 입장에선 활동하기 힘들게 된다. 일례로 중대재해법의 경우 형사처벌이 들어가 있다. 기업인은 물론이고 모든 사라이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산업재해 발생으로 기업인을 형사처벌을 할 경우 기업 경영은 어려워지고 기업 관련한 일자리는 물론이고 연관기업들에게까지 부정적 파급효과가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에서 ‘현 법안이 약하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업 입장에선 국내 경영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균형감 있게 생각했을 때 기업인의 형사 처벌 등 징벌적으로 가기 보단 보상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삼성 등 4개 대기업이 전경련에서 탈퇴해 전경련 힘이 약해졌다. 위상 강화를 위해서라도 이들 4대 그룹이 다시 가입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런 가운데 5단체가 기업인으로 채워져 경제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4대 그룹 가입 가능성과 이들이 전경련에 합류했을 때 시너지 효과는 어느 정도로 전망하는가.

▲ 4대 그룹이 다시 합류하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전경련은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재벌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기업인들이 뭉쳐서 對 정부의 로비 창구로 생긴 집단이다. 당시 초대 회장으로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했다. 그가 50-60년을 정부와 경제계의 가교 역할을 했다.

그런데 오늘날 더는 그런 역할을 할 의미가 없어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에서 국정농단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전경련의 시대착오적 행보였다. 앞으로 삼성 등 기업 입장에선 단체에 멤버십을 갖고 있을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전경련 입장에선 억울함을 나타내기 보단 쇄신에 나서야 한다.

- 일각에선 경제 단체들의 연구 기능이 떨어진 것이 경제단체의 힘을 뺀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각 단체 산하의 싱크탱크 역할이 축소되면서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논리적 근거 수단이 사라졌다는 것. 경제 단체 연구 조직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경제단체연구조직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이슈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하고 대항할 수 있는 툴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전체를 보는 리더가 해줘야 하는 역할을 우리나라에서 경제단체 수장들이 역사적, 철학적 인식의 빈곤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나라별로 이런 문제를 겪으면서 연구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방어,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역사적 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은 물론이고 경제 활동의 자유, 사유재산권의 보호, 그리고 자유경제실현 체제에 대한 올바른 사고 정립이 돼야 한다. 즉, 스스로 변신을 해야 하는 부분과 과도한 것에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 여론을 기업들에게 우호적으로 변하도록 조성해야 한다. 무조건 ‘억울하다’라고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경제단체 조직 활성화를 위해서 개별 단체별 싱크탱크 마련도 있어야 하지만 사회 전문가집단들이 연합해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 기업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 단체의 쇄신이 절실하다는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재계가 생각하는 경제 단체의 쇄신의 핵심이 무엇인가.

▲가장 먼저 기업과 사회의 어떤 관계가 바람직한가를 올바르게 정립을 했으면 한다. 역사적으로 친기업 사회와 반기업사회가 반복돼 왔다. 현재는 반기업 정서가 강하다. 이를 완화해야 경영하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진다. 우선 공생,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 협력. 이런 걸 통해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 사회적 가치 창출의 문제다. 경제적 가치만 충실히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큰 포용적 성장이라든지 등을 잘 구현해내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에 따라 사회에 깔려 있는 부정적 사고 등을 해소하고 좀더 친기업적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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