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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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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빵값 오르는 3가지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08 14:39

①코로나발 매출타격의 빠른 보전



②인건비등 고정비 신속 충당



③국제 원재료값 인상



파리바게트 빵값 설 직후 오를듯

빵

▲국제 밀, 계란 가격 인상으로 줄줄이 오르는 프랜차이즈 빵 가격/사진제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국내 제빵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뛰어들고 있다. 제품 가격을 올림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급감한 매출을 빠르게 보전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으로 나가는 고정비 커버와 함께 치솟는 원재료 가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다.

8일 CJ푸드빌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지난달 가맹점주들에게 단팥빵, 소보로빵, 크루아상 등 대표 제품 90여종에 대해 100원씩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가격 인상 품목은 단팥빵과 소보로빵 등으로 평균 판매 가격은 1200원, 크루아상 등은 1800원으로 각각 올랐다. CJ푸드빌 측은 밀가루와 달걀 등 원재료 가격이 전세계적으로 매달 최고가를 경신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역시 발빠르게 빵값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상 제품과 인상 폭 등 결정된 바 없으나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 하락과 함께 지속적인 고정비 지출이 생기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산업 전반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고꾸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는 지속적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가격 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밀, 달걀 등 빵 원재료 가격의 상승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국제 선물시장에서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류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선물시장에서 밀 3월물은 67.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40% 폭등한 수준. 세계 곡물가격이 치솟는 데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식량 보호주의 차원으로 밀 수출 억제 조치를 내렸다. 오는 3월 1일부터 밀을 수출할 경우 t당 50유로의 관세를 더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한 작황 타격,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가간 봉쇄 조치가 잇따르면서 원재료 판로가 무너진 것도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결국 밀 소비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선 식품 물가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곡물자급률(국내 농산물 소비량 대비 생산량 비율)은 21.0%에 불과하다.

빵의 주재료 가운데 하나인 달걀 가격 또한 조류 인플루엔자(AI)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업계로선 마진을 줄이는 식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 보니 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서둘러 꺼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설 연휴 이후 도미노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부분 식품군별 대표격인 기업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후순위 기업들도 같은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 제빵업계 관계자는 "코 밑에서 물이 찰랑이면 숨은 쉴 수 있다. 하지만 물이 콧등 위로 차 오를 경우 살아남을 수 없다"며 "통상 원료 재고를 어느 정도 확보해두지만, 요즘같이 주요 식량 원재료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버티는 것도 한계다. 관련 업계들이 연달아 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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