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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를 끄는 설정과 재미, 다른 말로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중이 호기심을 느끼는 건 사람이니까 자연스러운 반응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극적인 콘텐츠가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지난 6월 구독자 130만 명이 넘는 대형 유튜브를 운영하던 BJ 송대익이 물의를 일으켰다. 송 씨가 한 프렌차이즈 업체에서 배달해 먹은 치킨과 피자는 정상적인 제품이 아니었다. 치킨은 누가 먹은 것처럼 베어 문 흔적이 있었고, 피자는 두 조각이 적은 네 조각만 배달됐다. 그는 배달원이 일부를 빼먹었다며 속칭 ‘먹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이라면 누구나 공분할 문제였기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황당한 심경을 비춘 뒤 매장에 전화해 환불 요구를 하기까지 했다. 업주는 송 씨의 요구를 거부했고, 시청자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높아졌다. 그러나 해당 방송은 다른 유튜버들의 지적을 거치며 ‘주작’으로 밝혀졌다. 업체는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문제의 영상을 송출한 아프리카TV는 고작 ‘방송정지 1주일’로 제재했을 뿐이다. 이쯤 되면 자숙하라는 건지 휴가를 다녀오라는 건지 모르겠다.
송대익 뿐이 아니다. 투렛 증후군 환자인 체 했던 아임뚜렛, 코로나19 몰카로 물의를 빚은 비슷해보이즈, 유기묘를 입양했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애완동물 가게에서 분양 받은 반려묘를 키우고 있었던 수의대생 갑수목장 등 선 넘는 방송은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지난 6월 유튜브의 월간 순 이용 수(MAU)는 3290만 명이다. 유튜브는 이제 동영상 창작자들이라면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플랫폼이 되었고, 엄청난 경쟁이 벌어지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내 영상이 돋보이려면 다소 과장된 이미지와 문구를 사용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영상을 클릭하기 전까지 이 콘텐츠가 조작인지, 낚시인지 알 도리가 없다.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자극적인 썸네일에 낚여서 영상을 클릭했더라도 영상이 재미있고 충실하며 사회에 통용되는 윤리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스스로를 ‘창작자’ 내지 ‘콘텐츠 만드는 사람’으로 포지셔닝한 일부 제작자들의 영상은 저질 그 자체다.
창작자가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별풍선이나 갖다 바치는 시청자들이 문제"라는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연예인은 보수적 의미의 ‘공인’이 아니다. 그러나 연예인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거둔다는 점에서, 그리고 대중에 제법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준공인으로 취급받는다.
대중의 사랑으로 밥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이유가 있다.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