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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시공사들은 준공까지 조합과 줄다기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최근 삼성물산이 새 시공사로 결정된 반포3주구 전경.(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최근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를 교체하는 움직임이 잦다. 정부가 정비사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이어가면서 일감이 부족해진 건설사들이 조합을 상대로 경쟁적으로 사업 조건을 제시하자, 조합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 조합이 시공사 교체 움직임을 보이면 다른 시공사들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존 시공사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2차 수주경쟁도 불사하고 있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 더 좋은 조건의 사업 환경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민원을 수용하지 못할 경우 조합장도 덩달아 교체되는 분위기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조합 등에서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공사비 상승 또는 마감자재 선택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이 일어나는 경우다.
최근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는 조합장 해임과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이 잇따라 통과됐다. 롯데건설 측은 서울시의 층수 제한 지침에 따라 기존 28층 11동의 대안설계를 25층 16동으로 바꿨다. 즉, 층수 감소와 동수 증가로 설계가 바뀌었고 조합은 층수 하락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우려해 롯데건설이 강남권에 적용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르엘’로 대체할 것을 주문했지만 양측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반포3주구와 신반포15차도 모두 기존 시공사가 계약해지 되고 삼성물산이 그 자리를 꿰찬 경우다. 반포3주구는 HDC현대산업개발, 신반포15차는 대우건설이 각각 기존 시공사였다. 두 현장 모두 조합과 시공사간의 공사비 갈등이 문제였다.
리모델링 현장도 마찬가지다.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도 조합장 해임과 시공사 교체가 추진됐다. 공사비가 상승하며 재건축 공사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5년 포스코건설이 수주했을 당시 3.3㎡ 당 공사비는 423만원이었지만 지난해 11월 571만원으로, 4년 동안 약 35%가 인상됐다. 당시 신반포15차의 3.3㎡ 당 공사비가 490만원으로 알려지며 강남권과 비교된 현장이기도 하다.
시공사 교체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새로 선정된 시공사의 경우는 기존 시공사가 사업을 상당부분 진행했기 때문에 준공까지의 시간이 다소 단축될 수도 있지만 조합이 소송에 얽힐 경우 원활한 사업 진행이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조합이 지나치게 낮은 공사비를 요구할 경우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조합은 소송으로 인한 반포3주구의 경우는 현대산업개발이 계약 부당해지를 이유로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 가능성도 생겼다.
실제로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법원이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에게 50억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GS건설, 포스코 건설, 롯데건설이 2078억원의 금액을 보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426억원으로 판결이 난 뒤 항소심에서 가격이 더 내려간 경우다.
이처럼 조합의 요구를 시공사가 수행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시공권 박탈을 조합 총회로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이러한 현상이 잦은 이유로 보인다. 수주를 해도 준공까지 시공사들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를 교체하게 되면 소송이나 사업지연 등 사업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며 "자금력이 있는 건설사들이 이것을 감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시공사 자리를 차지하려는 출혈 경쟁이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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