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1일(화)

[창간 29주년-원자재 시장] 원자재에 투자해야 할 이유 '3가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27 11:29   수정 2018.05.27 12:00:03

"주식보단 여전히 싸다" 美증시 대비 원자재 비율 20년래 최저
골드만삭스 "원자재 수익률 최소 10%…원유, 알루미늄 가장 높을 듯"
8632조 규모 中일대일로 전략, 막대한 금속 수요 창출 전망
원자재 시장, 수십년만에 최고 호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전세계 투자자들이 10년 간 기다려 온 원자재 시장 슈퍼사이클이 이미 도래했거나 최소한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분기 거뒀던 성적표에 비하면 5월 들어 살짝 주춤한 모양새지만, 펀더멘털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해도 주식과 비교해 20년만에 가장 저렴한 수준인데다, 향후 수십 년간 금속 수요를 견인할 일대일로 전략이 탄탄대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은행 등 시장에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프랭크 홈스 최고경영자(CEO)는 "10년 전 원자재 시장 슈퍼사이클이 막을 내린 후 많은 투자자들은 가격이 올라 베팅할 적절한 시점을 기다려왔다"며 "달러 약세, 완만한 국채수익률 곡선, 시장 불안정성 고조, 과대평가된 미국 증시,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 무역전쟁 공포,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원자재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에 따르면, 머니매니저 10명 중 6명이 올해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 답했다. J.P.모건의 최근 조사 결과, 큰손 투자자 중 4분의 3이 앞으로 2년 안에 미국의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원자재, 금, 에너지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게 홈스 CEO의 주장이다.



▲ 1998∼2018년 주식(S&P500 지수) 대비 원자재(S&P GSCI 지수) 비율. 원자재 가격은 2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표=블룸버그/미국 글로벌 인베스터스)


그는 "주식 대비 원자재 가격이 20년만에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말 그대로 한 세대에 한 번 올까말까 한 기회"라며 "장기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진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개의 원자재들을 묶어 놓은 S&P GSCI 지수를 추적하는 펀드나 원자재 인덱스에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향후 10년간 연평균성장률이 1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홈스 CEO는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지금이 원자재 섹터에 노출을 늘릴 이상적인 시기라는 신호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몇 년 간 당신이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면, 이제 초록불이 켜졌으니 가속폐달을 밟고 신나게 달려야 할 때"라고 비유했다.


◇ 골드만삭스 "원자재에 투자할 때…수익률 최소 10%"


골드만삭스도 강력한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노트를 통해 "향후 12개월 간 원자재 수익률이 최소 10%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원자재에 대한 롱포지션을 권고했다. 은행은 원자재 수익의 대부분이 원유와 알루미늄에서 나올 것이라 덧붙였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보고서에서 "핵심 원자재 시장의 포지티브 캐리(투자를 위해 차입하는 자금의 금리가 투자수익률보다 낮은 상황)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원자재 수요 증가율을 볼 때 이 같은 수익률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향후 12개월 원자재 투자에 대한 의견 역시 ‘투자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원자재별로는 원유 시장에서 내년 15%의 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내년 원유 시장이 콘탱고(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상태)에 다시 빠지지 않을 것이란 가정에서다. 이에 따라 선물과 현물가격 차이로 얻어지는 수익률(roll yield)이 ‘플러스’를 유지하며 이같은 수익률이 가능하리란 관측이다.

원유 트레이더들은 ‘중동 갈등 심화로 공급이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편, 알루미늄 가격은 미국 정부의 러시아 기업에 대한 신규제재 소식에 랠리를 펼쳤다.


◇ 알루미늄 3000달러 찍을까? "최근 주춤하지만 상승세 지속할 듯"


▲지난 3개월 간의 알루미늄 가격 추이. (단위=톤당 달러, 표=런던 금속거래소/한국 광물자원공사)


미국 제재와 함께 널뛰기 장세를 펼치고 있는 알루미늄 가격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2011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며 폭등세를 펼치던 알루미늄 가격은 일단 미 정부가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정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경우 앞으로도 계속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할 확률이 높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자국 대선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 기업에 추가제재를 가하자, 알루미늄 가격은 4월 9일부터 제재 완화 여지를 열어둔 18일까지 32% 오르는 등 강력한 랠리를 펼쳤다. 미 정부가 공급량의 7%를 차지하는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기업 루살과 올렉 데리파스카 회장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재무부가 루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여지를 남겨두면서 최근 폭등했던 알루미늄 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서며 3거래일만에 17% 가량 반락했으나, 이후 5월 24일 현재까지 톤당 2300달러선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가격 전망치인 3000달러에서는 일단 멀어진 듯 하지만, 상승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알루미늄 랠리가 장기간 펼쳐질 것이라며, 올해 2800달러에서 30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내 대신증권 역시 올해 알루미늄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며 1800~2700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철금속, 4차산업혁명을 기대하자’에서 "올해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행 이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1~4월 평균 알루미늄 광산생산량은 전년 대비 1.4% 상승했지만 향후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심화된다면 광산 생산 차질 가능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알루미늄 가격은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알루미윰 업체에 대한 경제제재 시점을 10월로 연기하며 향후 제재 조치를 일부 완화한다고 발표했지만 미러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알루미늄 기업 주가도 오름세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CLSA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기업인 리오틴토와 BHP 빌리턴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CLSA는 최근 알루미늄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차대조표가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 중국 일대일로 전략, 막대한 양의 금속 수요

상품 투자를 뒷받침하는 또 한 가지 요인은 중국의 초대형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경제권을 형성하는 중국의 전략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9월 카자흐스탄 방문 때 처음 주창했다. 중국 명나라 시절 해외 교역로였던 실크로드에 착안해 ‘육상·해상 실크로드’로도 불린다.

CLSA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인프라 이니셔티브의 시한이 2049년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30년 이상 막대한 규모의 상품 수요가 창출되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견고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에 위치한 68개국을 관통하며, 세계 인구의 62%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이미 다양한 프로젝트에 1800억 달러(한화 194조 2200억 원)를 지출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한대로 지역 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 항구, 댐, 고속철도, 공항 건설 비용에 향후 수십억 달러가 더 투입될 전망이다.

다국적 광산기업 BHP 빌리턴이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규모가 얼마나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지 척도를 제공하기 위해,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프로젝트로 알려진 미국 마셜 플랜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마셜 플랜 대비 12배 이상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되며, 총 건설비용은 4조∼8조 달러(4316조 원∼8632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개발 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천연자원이 필요할 지에 대한 추정치는 제각각이지만, 원자재 수요가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고속성장을 이어가던 200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겠지만, 일대일로 전략에 힘입어 가격을 지지할 만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배너

실시간 종합Top

경제
머니
비즈니스
전기차&에너지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