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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신보훈 기자 |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사 기고문에 이같이 말하면서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및 관리 계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집은 주거 목적보다는 자산의 역할이 강조됐다. 정부는 이 개념이 잘못됐으니 다시 바로 잡아보겠다며 나서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분위기 또한 바뀌고 있다.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택은 소유의 개념보다는 주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개인주의가 강한 젊은이들의 성향과 늘어나는 1인가구의 추세를 볼 때 이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세를 반영하듯 부동산개발사들은 앞다퉈 임대주거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임대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임대주택이 ‘가난한 사람의 집’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공공임대주택에 덧씌워진 이미지를 탈피하고, 역세권 입지에 최고의 주거서비스를 보장한다며 임대주택 홍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고 하니 위안이 된다. 적게는 3~4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의 돈을 필요로 하지 않고, 몇십 만원의 월세로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제는 수백대 일의 청약경쟁률과 자고 나니 수억원이 올랐다는 ‘배 아픈 사연’도 줄어들 것 같아 평등해진 느낌도 든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문이 든다. 주택을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에게 과연 선택권이 있었을까? 그들에게는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돈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고, 적금을 쏟아부어도 서울 시내에 번듯한 내집을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젊은이들에게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빌려 사는(live) 곳일 뿐이다. 비단 20~30대 만의 문제가 아니다. 40대가 돼도, 50대가 돼도 집을 살 수 없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주거 패러다임의 변화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됐을까. 정부의 정책, 인구구조의 변화, 높은 현실의 벽. 비단 한 가지 영향만은 아닐 테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라는 문구가 주는 위안 혹은 강요가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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