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정치외교학 소학회 '민중사랑' 정책 제안에서 출발
배지환 의원 정책 논의·이동엽 의원 대표발의…28일 본회의 가결
의회 아카데미·기자단·의원 멘토링 근거 마련…실질적 운영이 과제
▲배지환 의원과 대학생들이 정책 제안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대학생들이 제안한 정책 아이디어가 지방의회 조례로 만들어졌다. 수원특례시에서 청년들의 자발적인 정책 참여가 제도적 성과로 연결되면서 지방자치의 새로운 참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 소학회 '민중사랑' 학생들의 제안을 바탕으로 마련된 '수원시의회 청소년·청년·대학생 의회 아카데미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28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번 조례의 출발점은 지방의회가 청년들에게 여전히 낯선 공간이라는 학생들의 문제의식이었다. 지방자치를 교과서나 강의실에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의회의 역할과 입법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학생들은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배지환 수원특례시의원을 찾아 의회 정책아카데미 운영 방안 등을 제안했다. 당시 면담에는 금가현 의원도 참석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다.
배 의원은 학생들의 제안을 정책 의제로 정리해 의회 내 입법 논의로 연결했다. 이후 이동엽 의원이 실제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추가하고 보완하면서 조례안의 구체적인 틀이 마련됐다.
조례안은 이동엽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배지환·금가현 의원 등 동료 의원들이 공동발의했다. 학생들의 제안이 지방의원들과의 논의를 거쳐 공식적인 입법 절차로 이어진 셈이다.
조례에는 청소년·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의회 아카데미 운영계획 수립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비롯해 기자단 활동, 의회 시설 개방, 의원 멘토링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기존의 의회 견학이 시설을 둘러보거나 의정활동을 소개받는 데 머물렀다면 이번 조례는 참여자들이 지방의회의 기능을 배우고 의정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기자단 운영과 의원 멘토링은 청년들이 의정활동을 관찰하고 지역 현안을 이해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정책 제안과 토론 등 실제 참여활동으로 연결된다면 지방의회와 청년 세대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정책의 출발점이 행정기관이나 지방의원이 아닌 대학생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청년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으며, 지방의회가 이를 입법으로 연결했다.
이는 청년을 단순한 정책 지원 대상이 아니라 정책을 만드는 주체로 바라보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현안을 발굴하는 시민의 제안과 이를 제도화하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맞물린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조례 제정만으로 청년들의 의정 참여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아카데미가 일회성 견학이나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참여 기회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참여 대상을 폭넓게 확보하고 교육 과정에서 나온 제안이 실제 의정활동에 전달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의 의견이 단순한 체험 후기로 끝나지 않고 정책 논의로 이어져야 조례의 취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의회의 이번 조례는 대학생들의 작은 문제 제안이 지방자치의 제도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조례에 담긴 참여 프로그램이 얼마나 충실하게 운영되고,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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