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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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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이 멈춘 죽미령에 평화의 발걸음…오산, 6·25 역사를 체험으로 되살리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12 14:40

유엔군 첫 지상전 격전지서 한국전쟁체험 박람회 개최


역사·군사·생활·평화 4개 테마 11개 프로그램 운영


전쟁의 기억을 가족 체험교육으로…역사유산의 평화교육 활용 주목




오산시, '2026년 한국전쟁체험 박람회'개최

▲박람회 현장


오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76년 전 총성이 울렸던 전쟁터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평화의 메시지로 채워졌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이 북한군과 첫 지상전을 치렀던 경기 오산 죽미령에서 전쟁의 역사를 배우고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체험형 박람회가 열렸다.


오산시는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유엔군초전기념관과 죽미령 평화공원에서 '2026년 한국전쟁체험 박람회'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6·25전쟁과 유엔군 참전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세대가 함께 전쟁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쟁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군인들의 생활과 1950년대 일상, 오늘날 평화의 가치를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행사가 열린 죽미령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5일 미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북한군과 첫 지상전을 벌인 역사적 장소다. 유엔군 참전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곳에서 전쟁의 기억을 시민 참여형 교육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사장에는 역사체험존과 군사체험존, 생활체험존, 평화존 등 4개 테마 구역에 모두 11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쟁의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활동부터 당시 생활상을 경험하고 평화의 의미를 표현하는 프로그램까지 단계적으로 구성했다.


역사체험존에서는 전시관 미션지를 활용한 '역사탐험대'가 운영됐다. 참가자들이 전시물을 직접 살펴보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일방적인 설명보다 능동적인 관람을 유도했다. 구 유엔군 초전기념비와 KSC부대 지게를 소재로 한 체험, 유엔참전국 비즈 만들기도 진행됐다.


군사체험존에서는 군복과 군장을 착용하고 군번줄과 군인모자를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쟁 당시 군인의 모습을 체험하면서 군 복무와 참전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




생활체험존은 전쟁의 역사를 일상의 시선에서 바라보도록 꾸몄다. 추억의 뽑기와 옛날 간식 체험을 통해 1950년대 생활문화를 접하고, '기억의 사진관'에서는 흑백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전쟁을 전투와 무기의 역사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과 연결하려는 시도다.


평화존에서는 평화 메시지 트리와 헌화용 종이국화꽃, 무궁훈장 배지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평화에 대한 생각을 직접 표현하고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페이스페인팅과 뮤지컬 퍼포먼스, 팝페라, 매직·버블쇼 등 공연도 이어져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역사교육과 문화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박람회가 갖는 의미는 전쟁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방식의 변화에 있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6·25전쟁은 교과서 속 사건으로 남기 쉽다. 그러나 실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에서 역사적 유물을 살펴보고 당시 생활을 체험하는 과정은 역사적 사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체험의 흥미가 전쟁의 비극을 가리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군복 착용이나 군사 관련 활동이 단순한 놀이에 머물지 않도록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민간인의 고통, 전쟁이 남긴 상처를 함께 설명하는 교육적 접근이 중요하다.


죽미령 평화공원과 유엔군초전기념관은 이러한 역사교육을 지속할 수 있는 지역 자산이다. 박람회에서 경험한 내용을 학교 교육이나 상설 전시·체험 프로그램과 연결한다면 일회성 행사 이상의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산시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가 온 가족이 함께 한국전쟁의 역사를 체험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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