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전지성 기자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를 하나로 합치는 '한국발전' 출범을 앞두고 통합본사를 어디에 둘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사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단순한 공공기관 배분이 아니라 발전산업 생태계와의 연계성과 통합 이후 사업 효율성을 입지 선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기준에서 경남·진주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이미 진주혁신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경남에는 발전·전력기기부터 조선·해상풍력, 연구개발까지 이어지는 산업 기반이 형성돼 있다는 게 진주 유치 측의 논리다. 향후 통합 발전공기업의 역할이 기존 화력발전소 운영을 넘어 재생에너지와 무탄소 전원 등으로 확대될수록 본사와 발전현장·제조업·연구개발을 연결할 수 있는 입지가 중요해진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회에서 열린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논란과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어디에 위치하느냐는 문제는 단순히 기관을 합치고 본사의 위치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과 국가균형발전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디로 가야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발전·전력기기에서 조선까지…경남에 형성된 산업생태계
진주 유치 측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은 경남의 발전산업 기반이다.
경남에는 발전설비와 전력기기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을 비롯해 조선·해상풍력 등 에너지산업과 연계 가능한 제조업 기반이 형성돼 있다. 통합 발전공기업과 이들 산업을 연결하면 발전소 운영에 머물렀던 기존 발전사의 역할을 에너지 신산업과 기술개발·실증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토론회에서도 경남진주혁신도시 인근 발전소와 연계한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경남의 우주항공·방산·조선·기계 산업 클러스터를 연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통합본사의 위치를 정할 때 공공기관을 어느 지역에 배분할지만 따질 것이 아니라 통합공기업이 실제 사업을 수행할 산업 기반이 어디에 형성돼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 토론회에서 “발전공기업을 통합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도 진주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진주 유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히 향후 통합공기업의 역할을 에너지믹스와 연결했다. 그는 “앞으로 국가의 에너지 100년 대계가 에너지믹스라는 큰 방향으로 나가는데 이를 통합하고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진 곳은 경남과 진주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진주 측은 지리적 위치도 강점으로 꼽는다. 박 의원은 현재 발전 5사가 위치한 지역들을 고려하면 진주가 발전현장과의 접근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 이미 남동발전 본사 위치…'새로운 도시'보다 기존 생태계 활용
기존 공기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진주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현재 경남진주혁신도시에는 발전공기업 5사 가운데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있다. 따라서 통합본사를 완전히 새로운 지역에 구축하는 것보다 이미 발전공기업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을 활용할 경우 조직 통합 과정의 충격을 줄이고 기존 산업·연구기관과의 연계도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다.
토론회에서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역시 새로운 지역으로 기관을 다시 분산하기보다는 기존 혁신도시에 관련 기관과 산업을 집중시켜 자립 가능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른바 '임계 질량'을 확보해야 혁신도시가 단순한 공공기관 소재지를 넘어 산업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공기업 역시 기능에 따라 지역별로 집적시키는 구상이 제시됐다. 전남혁신도시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전력산업, 울산혁신도시는 석유·가스산업, 경남혁신도시는 통합 발전공기업을 중심으로 발전산업을 특화하자는 방식이다.
이 경우 진주에 통합본사를 두는 것은 단순히 남동발전 본사를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 경남혁신도시의 산업적 기능을 '발전·에너지'로 보다 명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게 유치 측의 주장이다.
다만 통합본사 입지는 진주뿐 아니라 기존 발전공기업 소재지역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경남의 산업 집적도가 실제 통합공기업의 경영·사업 효율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가 필요하다. 지역별 산업 연계성과 기존 인프라, 발전현장 접근성 등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정치적 지역배분 논란도 줄일 수 있다.
강 의원은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디로 가야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본사 입지 결정이 공공기관 하나를 어느 지역에 가져다 놓느냐의 경쟁을 넘어 통합 이후 한국 발전산업의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두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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