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러·새뮤얼 아담스 이어 세 번째…창립 131주년 당일 공개
부드바르 효모로 디콕션 양조…국내산 백미·흑미 30% 이상
캔 20만개 생산·CU 판매…베이징·프라하 맥주 축제 참가
▲이수용 서울브루어리 대표(왼쪽)와 딤 자노벡 부드바르 글로벌 앰배서더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부드바르가 국영 기업이다 보니 아무 브루어리와 협업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전 세계 세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여서 더 영광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이수용 서울브루어리 대표는 7일 서울 성동구 서울브루어리 성수에서 열린 '서울 메이트 체코 다크 라거(Seoul Mates)'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 메이트는 체코 국영 양조장 부드바르(Budvar)와 서울브루어리가 함께 개발한 다크 라거로, 이날부터 CU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부드바르의 '글로벌 로컬 브루어리 협업 캠페인'은 체코 전통 라거 양조 방식에 협업 양조장이 속한 지역의 재료와 아이디어를 더해 맥주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부드바르가 아시아 양조장과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가 열린 7일 부드바르가 1895년 체코 남부 체스케부데요비체에서 문을 연 지 131주년 되는 창립일이기도 했다.
부드바르는 지난 2023년 9월 덴마크 양조장 미켈러와 'Year of the Lager'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2024년 7월 미국 보스턴의 새뮤얼 아담스와 협업 맥주를 선보였다. 라딤 자노벡 부드바르 글로벌 앰배서더는 “한국은 훌륭한 맥주 시장이고 사람들이 맥주를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늘 와서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배우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자노벡 앰배서더가 서울 메이트 체코 다크 라거로 푸어링을 시연했다. 사진=송민규 기자
서울브루어리는 2018년 서울 합정동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250종 넘는 맥주를 만들었고, 2023년 성수동에 수직형 양조장을 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유럽의 한 맥주 페스티벌에서 부드바르 측을 처음 만났고, 이후 여러 페스티벌에서 교류하면서 협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제품명은 두 양조장이 서로의 '소울메이트'가 됐다는 뜻을 서울과 엮어 지었다.
서울 메이트는 부드바르 효모를 쓰고 체코 전통 당화 방식인 디콕션 매싱으로 만들었다. 디콕션 매싱은 맥아와 물을 섞은 뒤 일부를 덜어 끓였다가 다시 섞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비스킷·토스트·빵 껍질 같은 고소한 풍미가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산 백미와 흑미를 전체 곡물의 30% 이상 넣었다. 알코올 도수는 4.7%이고 500㎖ 캔과 생맥주 두 가지로 나온다. 이 대표는 “한국산 쌀은 유럽산 맥아보다 가격이 훨씬 높다. 백미도 맥아의 두 배, 흑미는 네 배 정도 비싸다"며 “말 그대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비싼 밥 짓는 쌀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흑미를 넣자는 구상은 서울브루어리에서 나왔다. 자노벡 앰배서더는 “흑미는 제이슨(이 대표의 영어 이름)의 아이디어였다"며 “쌀로 맥주를 빚는 서울브루어리의 전문성에 의지했다"고 말했다.
쌀은 몰트용 분쇄기에 넣을 수 없어 방앗간을 찾아 따로 빻아야 했고, 흑미는 백미보다 단단해 분쇄와 끓이는 과정이 더 까다로웠다. 쌀을 먼저 1시간 넘게 끓인 뒤 맥아를 넣어 당화하고, 다시 일부를 덜어 끓이는 디콕션까지 거쳐야 한다. 이 대표는 “큰 시설에서 맥주를 만들 때 어려움을 굉장히 많이 겪었다"며 “영점을 조정하는 데도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말했다.
자노벡 앰배서더는 “쌀이 드라이한 피니시와 꽃 같은 풍미를 주고 다크 비어 특유의 로스팅 풍미가 있어 무거운 음식도 잘 받쳐준다"며 “이 맥주에는 고추장 삼겹살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족발과 바삭하게 부친 감자전·김치전을 꼽았다.
▲자노벡 앰배서더가 체코식 푸어링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간담회 뒤에는 자노벡 앰배서더가 체코식 푸어링을 직접 시연했다. 체코식 푸어링은 거품을 먼저 따른 뒤 그 아래로 맥주를 채워 거품 높이를 손가락 세 개 정도로 맞추는 방식이다. 자노벡 앰배서더는 “거품은 맥주를 산화로부터 지켜주고 질감도 전달한다"며 “거품을 만들면 맥주 속 이산화탄소가 줄어 음식과 더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캔은 20만개를 생산했다. 대형 유통 채널에서는 CU에 이어 롯데마트가 다음 주부터 판매하고, 다른 채널과도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 생맥주는 크래프트 맥주 펍과 레스토랑에 공급한다. 출시를 기념해 9일부터 31일까지 서울브루어리 성수를 비롯한 서울 업장에서 게스트 탭핑과 한정 굿즈 증정 행사도 연다.
두 양조장은 다음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켈러 베이징 크래프트 맥주 페스티벌에 함께 참가해 서울 메이트를 해외에 처음 소개한다. 내년 1월에는 체코 프라하의 크래프트 맥주 페스티벌 '윈터 어페어'에 초청받았다.
이 대표는 “체코 현지에 가서 한국에서 만든 체코 라거를 역으로 소개하고 돌아올 예정"이라며 “한국적인 재료와 체코 방식으로 만든, 두 문화가 만난 맥주가 한국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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