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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중소제약사 도산 막을 혁신기업 인증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8.13 00:13
김철훈 유통중기부장

▲김철훈 유통중기부장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8월 1일 본격 시행됐다. 오는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지만, 필수·희귀의약품 등을 제외하면 대다수 제네릭이 적용을 받고 약가 산정률도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54% 수준에서 최고 45%, 최저 30%까지 낮아져 당장 대부분의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3분기부터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복제약 판매에 안주하는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혁신신약 개발에 주력하도록 하겠다는 약가제도 개편 취지에 따라 제네릭 약가인하와 함께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방침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약가제도 개편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것은 기존에 있던 '혁신형 제약기업'의 추가 인증과 더불어 새로 신설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였다.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으면 제네릭 약가 산정률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기등재 품목은 47%, 신규 등재 품목은 50% 등 새로 정해진 45%보다 높은 산정률을 인정받아 그나마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약사들은 혁신형 제약기업보다 문턱이 낮은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라도 받고자 목매고 있다.


가뜩이나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중소 제약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1.5%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은 이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와 다름없다.


그러나 정부는 제네릭 약가인하는 지난 1일 관련 고시 시행을 통해 예정대로 시작한 반면, 혁신형 제약기업 추가 인증과 준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은 오는 12월에나 가능하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아직 윤곽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는 제네릭 약가인하 시행 시점을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맞춰 12월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약가인하 시행부터 강행했다.


정부는 국민 의약비 경감을 위한 약가인하와 제약업계 신약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두 제도의 시행 시점을 꼭 일치시켜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소·영세 제약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제약산업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정부가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러 업계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중이다. 이 때문에 혁신형 제약기업 추가 인증을 노리는 제약사는 물론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준비하는 중소 제약사도 R&D 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파이프라인 재정비,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인력 감축은 물론 수익이 안나오는 품목의 생산 중단도 나서고 있다. 어떤 항목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선제적인 대응은 자칫 제약사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비용만 지출하게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중소·영세 제약사 도산이 이어지거나 수익성 없는 제네릭 생산을 줄이면 환자들은 오히려 더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제약업계 목소리에 귀기울여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 마련에 더욱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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