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회 양수발전 국회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
“이재명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토론에서 데이터센터를 해상풍력이 많은 서남해로 보낸다고 말씀하셨는데,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언급하셨다. 하지만 배터리는 공급망과 중금속 문제가 있어 주민수용성이 문제 될 수 있다. 대안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없는 양수발전이 있다. 양수발전과 해상풍력 및 데이터센터가 결합하는 행태는 상당히 유망할 것이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회 양수발전 국회세미나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인해 전력시스템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ESS의 한 종류인 양수발전이 왜 필요하고 보급 확대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현재 국내에는 7개소 총 4.7GW의 양수발전이 운영 중이며, 2034년까지 3개소 총 1.8GW가 건설 중이다. 또한 2035년부터 6개소 3.9GW가 신규로 건설될 예정이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주성관 고려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주 교수는 “태양광, 풍력 같은 인버터 기반의 발전원이 많아지면 전력 계통 내에서 회전체 기반의 발전기들이 제공하던 관성이 감소한다. 계통의 관성 부족은 주파수 안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 계통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스템이 유연해져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ESS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양수발전은 다른 ESS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성을 갖지만, 현재는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주 교수는 “양수발전은 오랜 기간 사용해왔기 때문에 다른 ESS에 비해 경제성, 안정성, 기술개발 진척도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양수발전의 전체 수익 중 보조서비스 정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에 불과하다. 양수 발전의 수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ESS로서 양수발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하며 “하지만 현행 전력시장에서는 양수발전의 유연성과 계통기여도가 제대로 가격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보상 메커니즘이 부재한 상태에서는 민간투자도 위축되고, 계통 안전성도 장기적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양수발전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별도 정산시장 신설, 계통기여도 기반의 보상, R&D 및 현대화 투자지원 등 다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터리 ESS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중금속 문제나 환경오염 우려가 있어 결국 주민들로부터 수용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만약 호남 지역에 충분한 양수발전이 있다면, 해상풍력과 결합해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데이터센터와 결합되는 형태는 상당히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수 한국수력원자력 그린사업본부 수력처장은 “양수발전소 7개소는 그동안 매년 50억에서 100억원 정도 손실을 보다가, 지난 2022년부터 용량요금 보상 체계가 개선되면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영동 양수발전소는 가변속 기술이 도입돼 예산이 기존보다 50~60% 추가된 약 3200억원 정도로 반영됐다. 경제성분석에 이러한 새 기술 도입이 반영되지 않으면 신규 사업이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문양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양수발전은 향후 마이너스 전기요금(Minus Pricing)이 확대되면 전기를 무료에 가깝게 사서 비싸게 파는 구조로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그 수익 구조를 시뮬레이션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역량과 시장지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조서비스시장 개설, 미래 수익 시뮬레이션 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은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전력시스템 보조서비스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며 “관성 및 주파수를 맞춰주는 보조서비스에 대해 보상 제도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영상 축사를 통해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 시대에 양수발전이 전력계통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기술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에너지경제신문과 국민의힘 김용태·김소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 김종민 의원, 한국수력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후원으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