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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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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금융청 국장 “저평가 극복 위해선 정부와 해외투자자 소통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8 15:31

28일 금투협 주최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

호리모토 국장 “해외에 증시 투자 매력 강조해야”

“가계자산 투자로 옮기기 위한 구조개혁 현재 진행”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금융청 국장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금융청 국장. 사진=금융투자협회

'밸류업 선배' 일본 정부의 주요 인사가 한국 밸류업 정책의 성공을 위해선 글로벌 투자자와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밸류업 정책이 성공할 수 있던 요인 중 하나가 정부와 해외투자자 간 소통 강화 노력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현재도 가계자산을 투자로 유입시키기 위한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관련해 일본의 성공사례와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의 제언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밸류업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행사였다.


해당 행사에서 첫 번째 강연을 맡은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금융청 국장은 일본의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 내용과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 동안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2만엔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기시다 후미오 내각 출범 후 2023년 여름 무렵부터 3만엔대에 올라섰으며, 올해 3월경 4만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호황을 노리는 중이다. 최근에도 닛케이225는 3만9000선을 넘나드는 중이다.


호리모토 국장은 일본 증시가 호황을 띠게 된 이유로 우선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해외투자자 간 긴밀한 소통 노력을 꼽았다.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극복에 대한 질문에도 “(동일한 상황에서)일본 정부가 우선했던 것은 해외 글로벌 투자자들과 1대 1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 입장에서 일본의 강점을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강조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가 '자산운용 입국 실현 플랜'"이라고 답했다.




자산운용 입국이란 자산운용산업을 키우고 가계자산을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시키겠다는 중장기 계획이다. 단 일본 자산운용업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해외 자산운용사 유치를 우선했다는 설명이다.


호리모토 국장은 “당시 미국 투자자 워렌 버핏이 일본에 방문한 후 일본 기업 투자 의욕을 보여 해외 투자자들의 많은 유입이 있었다"며 “작년 9월에는 기시다 총리가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했고, 10월에는 재팬위크라는 행사를 도쿄에서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수립된 것이 '자산운용 입국 실현 플랜'"이라며 “올해 2월에도 블랙록 및 KKR 대표와 기시다 총리가 면담을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은 더욱 진화된 정책인 '신 NISA'를 실시하고 있다. 회사 직원에 대한 이익 환원과 주주로의 이익 분배가 촉진되는 선순환 구조 조성을 목표로 한다.


호리모토 국장은 “잃어버린 30년 동안 탈탄소, 일손 부족, 고령화, 지방 활성화 등이 일본 경제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이었다"며 “기시다 내각은 이를 새로운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NISA를 통해 구조적 개혁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은 2200조엔에 달하는 가계 자금 50%가 원금 보장형 금융자산으로 운용되고 있어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신 NISA 정책을 통해 투자 시장으로 자금을 유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주효 개혁안으로는 △4개 신성장 분야에 대한 중점적 투자 △혁신 스타트업 지원 5개년 계획 △근본적인 일본 노동시장 개혁 △자산운용 입국 실현 플랜 지속 등이 꼽힌다.


호리모토 국장은 “이런 정책은 사실 지난 20여년간 계속해서 추진해 왔지만, 국민들은 임금 침체와 거품경제 붕괴의 기억으로 투자 행위에 보수적이었다"며 “증권사·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수수료가 높기만 하고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봤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도 주주들이 단기성 수익에만 관심을 가질 뿐 장기적 투자에 무관심했다고 주장한다"며 “이제 되도록 많은 국민들이 투자자가 돼 주주로서 어떤 성장의 결실을 좀 폭넓게 향유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투자 생태계에 관여하는 기업, 투자자 등 모든 주체에 대해 구조개혁을 일으키고 있다. 그 일환이 기업 지배구조 개혁으로, 단순히 보고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자와 기업이 지속적이고 충실한 의사소통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끝으로 호리모토 국장은 “현재도 일본 금융청과 미국 대형 투자사들이 협력한 포럼 설립, 세액 감면을 통한 장기 투자 촉진, 금융교육 강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은 자산운용 고도화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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