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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된 지 닷새째인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서 하마스 공격으로 폐허가 된 경찰서 건물의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건설업계가 35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건설 수주 드라이브를 걸고 있던 와중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이란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건설사의 중동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지만 건설사들은 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사망자가 급증하고 양측 지역이 대혼란 상태에 빠졌지만, 다행히 국내 건설업체 현장은 아직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상황을 예단할 수 없어 확전 가능성 등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비상상황시 선 조치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직·간접적인 피해는 없다"면서도 "주변국으로 영향 확장 시 경제적 파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리비아 및 이라크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분쟁지역과 거리가 멀어 피해를 보지 않았다"면서도 "지정학적 불안정이 있는 상황에 대해서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 역시 "중동지역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데 현재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았다"면서도 "확전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업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이 심화해 주변국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기업이 중동지역에서 받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중동지역 중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두바이 등에 진출을 많이 했는데 이들 지역으로 확전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사우디 네옴시티 발주 본격화 등에 따른 중동 특수를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진 것은 해외건설 수주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발주 시기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가 운영하는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35억3138만 달러로 전년 동기(224억1905만 달러) 대비 약 5% 증가했다. 중동 지역 수주액이 작년(약 66억 달러)과 비교해 올해(약 8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중동 지역 수주는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유가 상승 및 원자잿값 인상 우려도 나온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건설사들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관련 매크로 지표들의 변동성이 커졌다"라며 "건설 관련해서는 금리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중동 내 건설과 관련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고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유가 변동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와 금리에 미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국제유가의 급등, 각종 기자재 조달의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