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8000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6216억원이다. 지난달 말(680조8120억원)보다 8096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로, 이런 추세라면 9월 증가 폭이 8월(1조5912억원)을 웃돌 가능성도 나온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15조6173억원으로 보름 사이 6176억원 불었다. 이달 들어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 조정을 통한 한도 축소 등에 나서면서 증가폭은 지난달(2조1122억원) 대비 다소 줄었으나 증가 추세는 여전한 모습이다.
신용대출은 108조7616억원으로 3445억원 늘었다. 월말까지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지난 2021년 11월(3059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반등하게 된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여전히 불어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50년 만기 상품의 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3조9749억원으로 이달에만 1조1739억원 증가했다. 8월 전체 증가액은 2조2180억원이었다.
아울러 역전세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가계대출 관리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떠오른다.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을 밑도는 ‘역전세’ 사례가 많아짐으로 인해 모자란 보증금을 메우려는 집주인의 대출이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잔존 전세 계약 중 역전세 위험 가구의 비중은 서울이 48.3%, 비수도권이 50.9%, 경기·인천이 56.5%에 이른다. 역전세 상태에 놓인 주택의 현재 전셋값은 기존 보증금보다 평균 7000억원 정도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연초부터 이어진 주택 매매 확대, 하반기 아파트 입주·분양 예정 물량 증가, 임대인 보증금 반환 대출수요 등이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