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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수요예측 '5일 확대' 효과는 없고 증권사만 피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2 15:37

금융위, 7월부터 2일→5일… 하루에 수요예측 6곳 쏠려



금융투자업계 "일만 많아지고 정작 실효성은 없는 정책"



마지막날 몰려 경쟁률 판가름… 기간 늘려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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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도입한 일부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기업이 모두 겪는 절차인 기관의 수요예측 기간을 늘린 것이 무의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간이 길어진 만큼 업계에 업무부담은 더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아무런 기능을 못 한다는 얘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예비 상장 기업의 수는 총 6곳이다. 먼저 인스웨이브시스템즈와 아이엠티가 지난 6일부터 오늘 1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7일부터 13일은 밀리의 서재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일부터 14일은 한싹이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11일부터 오는 15일은 레뷰코퍼레이션과 두산로보틱스의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코스피에 출사표를 던진 두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모두 코스닥 예비 기업들이다.

수요예측은 해당 종목이 상장할 경우 성공적인 자금모집을 할 수 있을지 먼저 점쳐보는 지표가 된다. 최근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주금납입 능력까지 증명해야 하니 더욱 신중한 수요예측 참여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12일 기준으로 수요예측 기업이 6곳이나 몰린 경우는 흔치 않다. 이처럼 수요예측 일정이 몰린 이유는 지난 7월부터 관련 규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수요예측 기간이 기존 2영업일에서 5영업일 이상으로 연장됐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 수요예측 기간이 겹친 법인들이 기존대로 2일간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면 수요예측 시작일을 기점으로 하면 12일에는 레뷰코퍼레이션과 두산로보틱스의 수요예측만 진행하면 됐다.

반대로 수요예측 마지막 날을 종료일로 기준을 두면 인스웨이브시스템과 아이엠티, 밀리의서재 등 3곳의 수요예측이 겹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요예측 기간을 늘리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흥행하는 종목은 수요 예측 기간 내내 경쟁률이 높을 때도 있지만 기간이 짧아서 투자를 못하는 등의 문제는 없다. 보통 수요예측은 다른 투자자들의 동향을 살피다가 마지막날 대거 주문이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는 수요예측 기간을 늘려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28일부터 5거래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빅텐츠의 경우 기관 대부분이 수요예측 마감일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 기간을 늘린 이유는 기관투자가의 주금납입능력을 확인할 물리적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관사별 배정 물량 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요예측 기간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반대로 수요예측 기간을 늘리면서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심한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수요예측 참여는 각 투자자가 일자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루에 한다. 수요예측 시기가 되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행사도 같이 진행되니 일정을 배분하기 힘들다.

특히 수요예측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번처럼 각 예비기업들 별로 동시에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생기면 문제다. 수요예측 담당 부서와 인력의 한계가 뚜렷한데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가 때문이다. 전처럼 수요예측 기간이 짧다면 일리 몰려도 순서가 있겠지만 이제는 동시에 해야 할 일이 많아질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요예측 기간 확대가 허수성 주문 방지나 가격발견 기능 등을 제고하는데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어차피 마지막날 경쟁률이 관건이다 보니 기간을 늘리는 것은 실효성을 찾기 힘든 정책"이라고 말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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