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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전기·가스·열 등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 요금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월 평균 4만원 이상, 연간 50만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7∼8월 여름 전력 성수기 ‘냉방비 폭탄’을 우려해 올해 3분기 요금을 동결했음에도 이미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에너지위기 여파 속 수차례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평균 332킬로와트시(㎾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지난해 7월 5만 5458원에서 올해 6만6590원으로 1만 1132원 올랐다. 인상률은 20%가 넘는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지난해 3분기 이후에만 3분기 5.0원/kWh, 4분기 7.4원/kWh, 2023년 1분기 13.1원/kWh, 2분기 8.0원/kWh으로 총 33.5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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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도 월평균 3861메가줄(MJ)을 사용하는 4인 가구는 가스요금으로 지난해 7월 6만 1312원에서 올해 8만 28원으로 월 1만 8716원을 더 부담하게 됐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국내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7월 MJ 당 1.11원, 10월 2.7원 인상에 이어 올해 5월 1.04원 인상됐다. 지난해 7월 MJ당 15.88원에서 1년 사이 20.73원으로 4.85원 올랐다.
열요금도 마찬가지다.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 이후 열요금 주택용은 메가칼로리(Mcal)당 74.49원에서 101.57원으로 총 27.08원 올랐다.
세대당 월평균 열 사용량이 551메가칼로리(Mcal)라고 할 때 주택용 열요금은 지난해 7월 4만 1025원에서 올해 7월 5만 5939원으로 월평균 1만 4914원 인상됐다.
전기·가스·열요금을 총합하면 월평균 4만4762원 더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연간으로는 53만 7144원이다.
여기에 여름철 무더위로 인한 냉방 수요 폭증으로 전기사용량이 늘어날 경우 3분기 에너지요금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은 "지난해 여름과 겨울 연달아 최대전력수요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한여름과 한겨울 에너지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며 "최근 발전용 연료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2020년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 학장은 "여전히 에너지 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 이미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는 지난 3월부터 냉방을 시작하는 등 냉방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엘니뇨 현상 등 기온이 높은 날이 지속되면 냉방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6월과 7월, 8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비교하면, 전기요금이 2~3배로 늘어나는 경우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 논란에 이어 냉방비 폭탄 논란이 재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모양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여름철은 원전의 공급능력이 지난해보다 2.8GW 늘어나면서 최대공급능력이 역대 최고인 106.4GW까지 올라가 전력수급이 안정적일 전망"이라며 "정부는 지난해처럼 때 이른 더위로 7월 초순에 전력수요가 급증하거나, 예외적인 기상 상황으로 전력수요는 많지만 태양광 발전이 부진한 경우 등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에너지캐시백을 통해 요금부담 경감과 함께 에너지절약을 장려하고 있으며, 공공부문은 실시간 사용량 모니터링을 통해 전력수요 집중 시간대에 냉방기 가동 중지를 독려하는 등 여름철 민간·공공 전반에 에너지 절약 문화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 수준이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전과 가스공사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지만, 전기·가스요금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에너지 공기업 재무위기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돼 우리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평균 사용량까지는 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하는 등 가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의 전기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긴장감을 갖고 수급관리에 임하겠다"며 "국민들께서도 올 여름철 지원이 확대된 에너지캐시백 가입, ‘1kWh 줄이기’ 동참을 통해 냉방비 폭탄 없는 현명한 에너지소비에 함께해달라"고 밝혔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