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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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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올 2분기 실적 선방...고부가가치 전략 주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17 10:59

삼성전기,서버 및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가 효자...영업익 6.1%증가



LG이노텍, 고성능 카메라 모듈 판매 호조...매출 38%·영업익 63.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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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품 사진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대표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인플레이션 등 대외 악재를 뚫고 올해 2분기 선방한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높은 기술경쟁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비중을 키우고 전장 부품 등 유망 분야에 선제적 투자 단행하며 경쟁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기 2분기 영업익 2601억원…6.1% 증가 예상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4627억원, 영업이익 3601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지역 봉쇄와 국제적인 정세 불안 속에서 전자제품 수요가 정체했음에도 서버와 전장용 등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유지된 결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탑재하는 MLCC는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덩달아 하락했지만, 자동차 MLCC가 이를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전장용 MLCC는 일반 가전용 제품보다 용량과 신뢰도가 월등해 가격도 최대 2배 더 비싸다. 수요 전망도 밝다. 스마트폰 1대에 MLCC가 1000여개 들어가지만 전기자동차에는 1만개 이상이 탑재된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게 도와주는 부품으로 일반 전자기기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자동차와 서버 등으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삼성전기는 올해 4월에는 150도 고온을 버티는 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용 MLCC를 개발하는 등 고객 맞춤형 전장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전장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체 MLCC 맞춤 솔루션을 소개하는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은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한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장용으로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은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삼성전기는 테슬라에 최대 5조원 규모 카메라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모듈은 도로 상황을 촬영해 차량용 반도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 환경을 인식하게 해주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차 한 대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숫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삼성전기도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에는 투자를 이어간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중에서도 특히 생산 난도가 높은 제품이다. 고성능 반도체에 쓰이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아 삼성전기를 비롯한 주요 업체가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국내 부산사업장에 시설 구축을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시설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데 이어 공세적으로 추가 투자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미 애플 중앙처리장치(CPU)인 ‘M2’에 들어갈 FC-BGA 공급처로 삼성전기가 선정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이노텍, 매출 38%·영업익 63.5% 증가…호실적


LG이노텍의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2497억원, 영업이익 248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0%, 63.5%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고성능 카메라 모듈 판매가 호조를 띠면서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에는 지난해 가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 판매량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LG이노텍 역시 호조를 함께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 70%를 차지하는 주요 협력사다.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이 곧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다. 세계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LG이노텍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5.9%로 지난 2011년 이후 선두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과 인플레이션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애플은 예외다. 애플은 올해 2분기에 아이폰13 ‘프로’와 ‘맥스’ 모델 생산량을 총 1000만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보다 높은 판매 호조 영향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공급처를 스마트폰에서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장하는 추세다. 올해 초 광학 솔루션 사업에 1조561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지난달에는 경북 구미에 있는 LG전자 ‘A3’ 공장을 인수했다. 기판소재와 카메라모듈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고 해상도를 구현한 ‘차량 실내용 레이더 모듈’을 공개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FC-BGA를 육성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생산해온 무선 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 등 기판 사업과 유사성이 높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오는 2024년까지 4130억원을 투입해 설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완제품(세트) 수요 부진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대표 부품사가 자율주행을 비롯한 전장 시장 등 산업용 수요를 타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면서 향후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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