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6일(화)



산업부 "단일가격 거래 전력시장, 전원별 특성 고려 다원화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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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9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합리적인 전력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단일가격으로 거래되는 전력 도매시장을 발전원별로 나눠 별도의 가격체계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오는 전력 도매거래 시장이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석탄발전, 원전, 재생에너지 등 전원별로 다른 구매가격을 적용하는 시장으로 나눠질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전력 도매거래 시장에서는 계통한계가격(SMP) 하나만을 기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발전 연료비가 다른 전원의 전력을 SMP 하나로 거래할 경우 전원별 유·불리가 발생하고 한전으로선 전력구매비용의 낭비를 부른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전 경영악화의 큰 원인으로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따른 SMP 급등이 꼽히고 있는데 발전 연료비 영향을 많이 받은 LNG나 석탄 발전과 달리 연료비가 적게 들거나 연료비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원전 또는 재생에너지는 SMP 급등에 무임승차해 이득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최근 도입을 추진 중인 SMP 상한제도 이같은 전원별 전력구매시장 다양화의 전단계 조치로 알려졌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징에서 열린 ‘합리적인 전력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 주제 정책 세미나에 참석, "모든 발전 에너지원이 단일시장에서 단일가격으로 거래되는 구조는 연료비 등 가격 변동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전원별 특성을 고려해 전력시장을 다원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전력산업 생산, 수송(송·배전), 판매 등 모든 부문은 사실상 한전이 독점하고 있다. 발전 부문 경우 한전 6개 발전자회사들이 8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송·배전 부문의 경우 한전이 100% 독점한다. 판매 부문도 한전을 제외한 민간 사업자 비중은 미미하다.

한전이 발전사 등 모든 전력생산자에게 전기를 구매할 때는 SMP를 지불한다. 이 SMP를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92% 이상이 LNG 가격이다. 즉 LNG 가격에 따라 석탄화력, 원전, 신재생 등 다른 발전원들의 도매가격이 결정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LNG 하나의 가격 신호에 모든 자원의 경제성(수익성)이 매몰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다른 발전원과 달리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연료비가 투입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LNG 등 연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발전원과 도매 가격이 같은 게 정당하냐는 지적이다.

정부도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의 경우 연료비 급등과 무관하지만 SMP가 상승하면 ‘무임승차’를 하는 셈이라고 인식해 최근 전력도매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SMP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 속에서 이날 강경택 과장의 ‘전력시장 다원화’ 언급은 연료비 영향을 많이 받는 LNG, 석탄발전과 연료비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원전, 연료비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 재생에너지 별로 전력 거래시장을 나누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이날 세미나 첫 번째 세션인 ‘전력시장 개편, 올바른 해법은?’ 주제발표를 맡은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발전원별 특성과 무관하게 단일가격으로 거래되는 전력시장이니 LNG 가격이 급등할 경우 원전, 석탄, 신재생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도 좋아지니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제약하고자 구조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전력시장 다원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LNG 발전사는 LNG끼리 가격 경쟁을 시킨다거나 신재생의 경우 계약 시장이나 경매 시장을 도입해 비용을 최소화 하는 등 개편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세션 토론회 사회자를 맡은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발전원별로 거래제도를 구분하는 것은 나름 장점 있다"며 "다만 각 발전원별 거래제도가 현재 시장처럼 하나하나 규제를 받는다면 시장제도를 개선한다는 의미가 없어지니 차액거래, 경쟁입찰, 경매 등 시장원칙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SMP 상한제가 ‘전력시장 다원화’로 가기 위한 전단계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격 변동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말은 전력 구매 당사자인 한전을 염두에 둔 지적점"이라며 "현재로선 SMP 상승으로 재생에너지쪽 지출이 커지면서 한전의 적자가 심해지니 이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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