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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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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고강도 금리인상에...CEO·재계·금융계 "경기침체" 한 목소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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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 여파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가 40여년 만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연준은 물가상승 안정을 위해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와 수요가 위축되고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력을 감축하기로 한 결정을 또 다시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주최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 참석해 "향후 3개월 동안 정규직 근로자의 10%가 감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어 테슬라에서 시간제 근로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해고 계획의 영향을 받는 직원은 전체 인력의 3∼3.5%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정규직 측면에서 테슬라는 빨리 성장했고 일부 지역에선 성장세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시간제 근로자 직원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 3.5%의 인력 감축과 관련해 "아주 큰 일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1년 뒤에는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 수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시일 내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침체는 언젠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머스크는 이달 초 임원들에게 "경제 상황에 대한 느낌이 아주 좋지 않다"며 "테슬라는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 약 10%를 감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머스크에 이어 재계, 글로벌 금융계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18∼24개월 뒤 정점을 찍고 누그러질 것"이라며 "2024년 초에 연준의 목표치(연 2%)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해소될 요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침체를 각오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잔디는 "(연준이) 물가상승률을 다시 낮추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메시지를 줬다"며 "거기에는 미국 경제를 경기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달 CNN 방송에 출연해 경기침체를 주장하는 약세론자들(bears)이 설득력이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결국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건 CEO도 앞으로 다가올 경제 허리케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달 초 경고하기도 했었다.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리서치 노트를 통해 내년 미국 경기후퇴 확율을 기존 15%에서 30%로 높였다. 만약 미국이 내년에 피한다고 해도 내후년인 2024년에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율을 25%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내년 또는 내후년에 미국 경기가 후퇴할 전체 확률을 기존 35%에서 48%로 올렸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CEO도 최근에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30%에서 50:50으로 상향 조정했고 웰스 파고의 찰스 샤프 CEO도 "경기침체를 피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 주말 트윗을 통해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부터 이미 침체에 빠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22일부터 23일까지 상·하원에서 반기 의회 증언에 나선다. 파월 의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고강도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토마스 바킨 총재는 오는 7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바킨 총재는 파월 의장이 제시한 0.50%포인트~0.75%포인트 인상 범위에 대해 "매우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범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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