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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세에 경기 펀더멘털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도 코스피가 올해 들어 12% 가량 하락하는 등 급격한 경기 위축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가 동시에 겹치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12.6% 증가했지만, 무역수지는 3월(1억15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또 다시 적자(26억6000만 달러)를 이어갔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18.6%) 증가한 영향이다. 심지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월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미 재정수지가 확장재정 기조로 인해 4년 연속 적자를 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 후보자는 이달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가부채 급증과 국제신용등급 악화 등 경제 분야 관련에 대한 질의에 "굉장한 위기에 있고, 퍼펙트 스톰에 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플랜을 세워야 하며 망설이거나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고물가에 이어 금리와,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경기하방 리스크에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며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최대폭 인상을 단행했고, 추가적인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한미간 정책 금리역전 가능성에 원 달러 환율은 이달 6일 달러당 1272.7원에 마감하며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를 선반영하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1800조원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오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심상치 않은, 어쩌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거시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면 이제 막 위드코로나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서민경제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어쩌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보다도 더 길고 지루한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1980년대 초 대규모 쌍둥이 적자를 경험한 미국은 이후 80년대 후반까지 경기불황기를 맞이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정치권은 이러한 전조를 ‘남일’로 치부하는 듯하다. 여야의 모든 에너지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과 인사청문회에 집중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거시 경제 위기 해법과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을 찾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지방선거, 내각 인선 등 정치적인 이슈들이 정국을 집어삼키는 꼴이다.
여야 간 대립이 더욱 불편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만한 뚜렷한 해답들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내수적인 측면에서, 예컨대 작년 6월에는 코로나19로 짓눌린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 패키지 같은 단기적 또는 종합적인 대책들을 가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물가안정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각종 ‘돈풀기 수단’을 가동할 경우 위기의 골은 깊어질 수 있다.
경제 위기를 타개할 만한 정답이 없는 것과, 정답을 찾지 않으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우선 여야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고 협치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새 정부의 국가경제 체질 및 구조 변화의 노력들이 절실하다.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유지 지원 등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데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리쇼어링(생산기지 국내 이전), 더 나아가 트러스트(Trust) 쇼어링(신뢰하는 쇼어링)과 같은 외국 기업 투자 유치 노력에도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이제 막 5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는 무거운 마음으로, 중심(中心)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한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 그 어디쯤에 놓여있는 5월이다.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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