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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스토킹 호스' 방식 재매각…'깜짝 후보' 나올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10 09:40

이번주 공식 재매각 절차 돌입…우선 매수권자 선정



KG그룹·쌍방울 인수 의사 타진…자금력 의혹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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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회사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쌍용자동차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이르면 이번 주 공식 재매각 절차에 시동을 건다. 다양한 업종에서 인수 후보군이 등장하고 있는데다 회생계획안 법원 인가를 받아야 하는 촉박한 일정을 고려한 결정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 측은 이번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 스토킹 호스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 매수권자(인수 예정자) 선정 작업을 시작한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게 골자다.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준다.

쌍용차가 스토킹 호스 방식을 선택한 것은 매각 절차의 안정성과 시급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토킹 호스가 공개경쟁입찰에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형태기 때문이다. 우선 매수권자를 확보한 상태라 본입찰 참가자가 없어도 정상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인수금액과 조건 등을 인수 예정자와 협의해 ‘조건부 M&A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다시 본 입찰을 진행한다. 입찰 과정에서 새로운 인수 의향자가 조건부 투자 계약서상의 인수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조건부 계약이 해제되고, 인수자도 바뀐다. 반대로 인수 의향자가 조건부 계약자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하지 않으면 기존 조건부 계약은 유지된다.

문제는 스토킹 호스에 참여할 기업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후보자로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을 거론한다. 현재까지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사모펀드 중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쌍용차라는 ‘고래’를 품기에는 몸집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방울의 경우 사실상 새우에 가깝다.

KG그룹은 국내 최초의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인 회사다. 이니시스,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인수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지주사 격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 9315억원, 영업이익은 4671억원이다. KG스틸은 같은 기간 3조 3547억원, 2969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KG그룹은 특히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을 잡았던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가 자금 조달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수자금 마련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다만 최소 2조원대가 거론되는 향후 운영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쌍방울그룹은 자금력에 대한 의심을 더욱 많이 받고 있다. 일단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선 상태다. 광림의 지난해 매출은 188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이다. 그룹 계열사 작년 매출을 모두 합해도 4000억~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 등 1조 5000억원 가량의 빚이 있다.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 천문학적인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통상 완성차 1대를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3000억원 안팎이다. 특히 쌍용차는 전기차 전환, 공장 재정비,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이번 인수전에 ‘깜짝 후보’가 등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매각전을 두고 각종 부정행위가 없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에디슨모터스가 받고 있는 주가 조작 논란 등이 반복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통한 부동산 개발로 인수대금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는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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