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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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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한전 적자 해법, 전기요금 인상 밖에 없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28 10:42

안남성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안남성

▲안남성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올해 한전 적자가 20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기 요금 동결을 약속한 새정부의 약속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대선 직후에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계획은 탈원전 정책 실패의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코로나 위기 동안 전기요금을 동결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윤 당선인이 직접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약속을 뒤집는 이러한 정책 변경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흔히 정책 결정기관들이 범하는 오류가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해결책은 나타난 현상에 근거한 임시방편적인 해결책(Fixes)과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다.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은 현재의 현상을 완화시켜 주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나 정책 실패를 가져온다. 즉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나타난 현상만을 가지고 해결책을 찾는다면 또 같은 현상이 반복적으로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력 요금을 인상해서 한전의 적자를 해결해주는 정책은 정책입안자들에게는 아주 편하고 쉬운 정책이다. 전력산업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많은 논란을 가져오는 정책이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정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러한 전기 요금인상 정책은 지금 당장은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물론 현재의 한전의 적자는 낮은 비용을 가능하게 하는 원자력을 줄이고 값비싼 천연가스와 신 재생에너지를 증가시킨 결과이지만 이는 피상적인 원인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조직의 비정상적인 비대화와 한전의 고유 업무가 아닌 사업에 과 투자하면서 발생한 비 효율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전기 요금을 인상하고 원자력을 늘리면 한전의 적자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은 윤 당선인도 강조했듯 제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디지털 시대이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은 소비자참여 확대와 한계비용 감소다.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에서의 소비자 참여 확대는 한전의 판매 독점으로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되었던 프로슈머제도도 한전의 반대로 문재인 정부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개인간의 판매가 가능해지면 많은 소규모 전력회사들이 참여하면서 소비자 참여는 급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 세계 유일하게 한 전력회사가 전력 판매를 독점하고 있다. 민간이나 시장이 에너지 산업에 들어 가는데 제한이 있는 산업 구조이고 아예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즉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산업이다.

디지털 기술 이용으로 한계비용 제로화가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급진적으로 기술이 발달되고 있는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 3D 프린팅 같은 디지털 기술들이 에너지 산업에 도입되면 공급망이나 마케팅 비용 등 한계 비용은 거의 제로 시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단순히 한전의 적자 보전이라는 일시적인 해결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경제의 DNA인 소비자 참여 확대와 함께 판매 부문에서 디지털 기술 이용 확대와 경쟁촉진을 통한 비용 감소에 초점을 두어 한전의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급이 부족하면 대규모 발전소 건설을 통해 공급을 증가시키는 정책 보다는 디지털 기술 이용의 효율화를 통한 소비자의 참여 증진에 방점을 둔 수요 정책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미 디지털기술의 진보는 추가적인 한계 비용 증가 없이 이러한 수요 정책들이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와 신재생에너지의 융합 플랫폼을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개발된다면 프로슈머와 같은 거래 가능한 에너지 시장이 확대되어 시장 기능을 확대할 수 있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현재의 한전의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이 에너지 산업계에는 절호의 기회이다. 전기 요금을 인상하여 한전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단순한 정책보다 디지털 경제에 부합한 소비자 참여 확대와 디지털 기술 확대로 소비부문의 한계 비용을 감소시키는 더 큰 그림으로 디지털 경제에 맞는 미래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에너지 산업의 전환에 큰 모멘텀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게임 체인지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에너지시스템을 고민하여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미래에는 에너지 시스템이 국민의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을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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