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V90 CC ‘안전한 차’가 똑똑해졌을 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26 08:10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아리아 버전’이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볼보 신형 모델들을 뜻하는 것이다. ‘안전한 차’로 유명한 볼보 자동차들이 T맵 시스템과 결합해 똑똑해진 결과다.

직접 만나본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CC)는 운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재주가 있었다. 국내 최초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탑재한 영향이다.

일단 티맵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와 조화를 이뤄 이용은 더욱 편리하다. 운전 중 "아리아, 광화문역으로 가자"라고 말하면 저절로 목적지가 입력된다. 내비게이션 조작을 위해 정차하거나 버튼을 만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용자 취향 기반 음악 플랫폼 플로(FLO)의 매력도 상당하다. "아리아"를 부른 뒤 원하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면 된다. 어린이 동요부터 흘러간 옛 노래까지 선택지도 다양하다. 온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며 노래를 골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운전에 집중하면서 ‘아리아’를 호출하는 것만으로 실내 및 시트 온도 조절, 정보 탐색 등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두면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누구 스마트홈 사용자라면 조명이나 에어컨, 로봇청소기 같은 스마트 가전들까지 제어가 가능하다. 볼보는 신차 구매자에게 5년 LTE 데이터 및 1년 플로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볼보 V90 CC만의 매력은 그대로 지녔다. CC는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겨냥해 볼보가 내놓은 전략형 모델이다. 승차감은 살리면서도 오프로더 주행성능과 적재공간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V90 CC는 넓고 긴 차체 크기를 지녔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60mm, 전폭 1950mm, 전고 1510mm, 축거 2941mm 등이다. 팰리세이드보다 길이가 20mm 짧지만 높이는 240mm나 낮다고 생각하면 된다. 축간 거리는 오히려 41mm 더 길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시트 포지션을 잘 조절하면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볼보 V90 CC는 초미세먼지(PM 2.5)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어드벤스드 공기 청정기능 및 미세먼지 필터를 지녔다.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 뒷 좌석 사이드 선블라인드, 파워 폴딩 리어 헤드레스트, 휴대전화 무선충전 및 2열 더블 C-타입 USB 포트 등이 전 트림이 기본 적용된다.

B5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5700rpm), 최대토크 35.7kg·m(1800~48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일상 주행에서는 답답함을 느끼기 힘든 수준이다. 초반 가속감보다는 중간부터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뛰어난 편이다. 낮고 넓은 모양을 지닌 차인 만큼 고속에서 꽤나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레이다(Radar)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도 업데이트됐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더욱 부드러워졌다. 앞차와 거리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면서 연료 소비는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출퇴근 길에서는 이 시스템을 작동시킨 뒤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후방의 물체를 감지해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주는 ‘리어 액티브 브레이크’ 기능이 추가됐다. 또 더욱 정확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윈드쉴드 상단에 위치한 레이다 센서를 아이언 마크에 통합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는 ASDM는 차량 후면부로 재배치했다고 볼보 측은 설명했다.

볼보 V90 CC의 진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가 똑똑해진 형식이다. 국내 도로 상황에 최적화된 각종 기능과 시스템을 갖춰 운전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력적인 내외관 디자인, 안정적인 달리기 성능, 똑똑해진 인포테인먼트 시시스템 등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