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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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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이름 '업그레이드' 열풍…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07 15:42

아파트 가치 상승 효과 위해 단지 명칭 변경 사례 증가



길고 복잡한 외국어 사용…기억하기 어렵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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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이름을 바꾸는 아파트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재건축·리모델링 진행 과정에서 아파트 시공사 교체와 함께 단지명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아파트 단지명이 집값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단지명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단지명만 바꾼다고 집값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나친 외국어 활용으로 발음하기 어려울 뿐더러 단지를 명명한 외국어가 다들 비슷해서 해당 단지의 특징이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아서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역에서 아파트 단지명을 변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청담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에 성공하며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하고 단지명으로 ‘르엘 라필투스’를 제안했다. 내년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신반포 13차 재건축 단지도 ‘르엘신반포파크애비뉴’로 단지명이 변경된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재건축 이후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바뀐다. 인근 반포주공 3주구는 삼성물산이 재건축 시공을 맡아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으로 변경된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도 단지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동안 갈등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 분양을 앞둔 상황에서 기존 단지명인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에서 ‘올림픽파크 포레온’으로 단지명을 변경했다.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라는 이름이 10글자가 넘는 등 너무 길고 어렵다는 조합원들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다.

기존 1·2차, 1·2단지로 불리던 게 점차 사라지고 영어 이름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지명을 변경한 뒤 집값이 몇 배로 뛴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신반포 1차를 재건축해 들어선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면적 84㎡가 재건축 이전에는 11억~13억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재건축 이후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 실거래 최고가인 45억원까지 올랐다. 3.3㎡당 1억원을 웃돌면서 주변 집값을 견인하는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서초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명은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라는 게 느껴지는 데 반해 최근 유행하는 단지 이름들은 좀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니까 주민들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단지명이 바뀌어서 집값이 오른다기보다는 재건축 이후로 인프라가 좋아졌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정비사업에 착수하지 않더라도 아파트 가치 상승 효과를 누리기 위해 단지명을 변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역’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정차가 확정되면서 일대 집값이 크게 뛰었다. 이에 인근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가 지난해 단지명에 인덕원을 넣어 ‘인덕원 센트럴자이’로 명칭을 변경했다. 안양시 평촌 삼성래미안도 인덕원삼성래미안으로 단지명 변경을 놓고 주민의결을 진행한 바 있다.

인덕원 센트럴자이 전용 84㎡는 명칭 변경 전인 지난 2020년 8억~9억원선에서 거래되며 실거래가 10억원을 넘지 않았으나 명칭 변경 이후인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최고가인 13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은 단지명을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 변경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양천구청에 명칭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2년여의 기간 끝에 양천구청이 이를 반려했다.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소재지가 양천구 신월동에 있기 때문에 목동을 단지명에 넣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해 다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들어 ‘리버’나 ‘파크’, ‘센트럴’ 등의 단어나 다른 영단어 합성어가 들어가는 단지가 지나칠 정도로 많아졌다"며 "고급화 전략이라지만 생소한 단어가 많아서 기억하기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아파트 이름만 보고 집을 구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매매 시 실제 단지의 위치나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단지명만 바꾸는 것이 집값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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