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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이 3일 서울 방배동 협회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신년 대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약바이오협회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3일 서울 방배동 협회 사무실에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신년 대담회’를 갖고 의약품 허가심사·품질평가의 전문성 강화와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업계의 입장을 정부에 건의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주재한 이날 대담회에는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비롯해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 등 정부 관계자와 장신재 셀트리온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 등 업계 CEO들이 참석한다.
이날 참석한 기업 CEO들은 식약처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코로나 백신 등 토종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후보물질 개발단계부터 출시까지 전(全) 주기 지원과 모든 과제를 아우르는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벤처기업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임상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거나 최종 허가단계 때 허가를 위해 필요한 보완사항을 미리 중간에 미리 알려주는 등 기업의 편의를 위한 제도가 있다"며 우리나라 식약처도 기업의 편의를 위해 좀더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주문했다.
이같은 기업인들의 지적은 우리나라 의약품 심사인력이 미국, 유럽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에 기인한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우리나라 식약처 등 심사인력이 미국, 유럽에 비해 크게 적다보니 허가심사 결과를 받는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수출지연 등 그 피해가 고스란히 업계에 돌아온다"고 토로했다.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 역시 "식약처가 심사관 계약직 채용 등 인력확충에 노력하고 있지만 심사 영속성 측면 등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해 전문성 높은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기업인들의 건의에 같이 참석했던 강석연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인력에 비해 양적 업무량이 많다보니 시간지연 등 업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업무의 질적 향상을 위해 양적 보완이 필수인 만큼 인력확충과 역량강화를 위한 예산확보 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날 신년 대담회에서 기업인들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신약 개발 활성화와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정부의 초기 R&D 단계부터 전방위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특히 현재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지원정책 과정에서 소관 부처별로 기술연구개발( R&D) 단계별 지원이 단절된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인 R&D의 결과물을 제품화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초기단계부터 기술과학과 규제과학 양쪽으로 밀착 지원이 똑같이 진행돼야 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소관부처별 단절된 지원 시스템을 시정해야 한다는 공통 의견을 피력했다.
협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혁신은 물론, 제품을 허가와 관리, 지원하는 규제당국 차원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신속성이 요구된다"며 정부의 후속조치가 빨리 이행되기를 희망했다.
이날 대담회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현황과 미래-규제과학은 어떻게 성장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4차산업 시대의 바이오 혁신을 위한 규제과학’(오일환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등 두 연자의 발제 이후 참석자별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자인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R&D 규모가 세계 1위일 정도로 R&D 투자가 많지만 바이오헬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부처별로 단절돼 있는 연구성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바이오·헬스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해 원천기술부터 실용화로 진입하는 비율을 현재의 10.7%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2020년 제약·바이오산업이 사상 첫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부 창출과 제약·바이오 한류시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