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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임기말 '장밋빛' 청사진…수소 입법 없이 내년 수소차 두배로 늘린다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8 15:32

-정부 "내년 수소차 3만5000여대 늘린다"



-기업들 "수소차 상용화 위한 법적 근거도 없는데 일방적 발표"



-수소법 개정안, 국회 상임위 문턱도 못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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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환경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업무계획(한국판 뉴딜·탄소중립 분야)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8일 발표한 내년 관련 업무계획은 한 마디로 ‘장밋빛 청사진’이란 지적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불과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발표된데다 계획 자체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졌고 정작 계획 실행의 주체인 기업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는 이유에서다.

의욕 만 내세울 뿐 책임도 질 수 없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수소차 상용화 확대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수소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는 뒷전이면서 아직 기술도 완전치 않은 상황에 수소차를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에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등 5개 정부 부처는 28일 합동으로 내년을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 원년으로 삼는 내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전기차와 수소차를 각각 20만여대와 3만5000여대 늘려 ‘무공해차 누적 보급 대수 5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24만8000대인 무공해차를 두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기를 각각 16만기와 310기까지 늘리는 등 충전시설을 확충하고 무선충전과 배터리교환 등 신기술 실증에도 나선다.

이에 대해 28일 국내 수소 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관계자는 "기업들은 수소 경제 육성에 대한 정부의 청사진을 믿고 이산화탄소 포집·제거, 수소 연료전지 개발, 수소 상용차 개발 등에 사활을 걸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미약한 상황"이라며 "수소법 개정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들의 법안 제정 요구에는 귀를 닫고 일방적으로 계획만 발표한 셈"이라고 말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국내 16개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이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9월 결성한 협의체다.

실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된 수소법 개정안 6건은 이날 현재 모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세계 처음으로 수소법을 시행했지만, 이 법에는 청정수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규정조차 없어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를 뒷받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정안들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통해 배출량을 최소화한 ‘블루수소’ 를 청정수소로 정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관계자는 "EU(유럽연합)·미국과 달리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낮은 단계에서 우리나라가 청정수소 전주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발전과 같은 활용 분야의 수소 수요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수소를 대량으로 안전하게 저장, 운송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충전소와 수소차의 안정적인 상용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수소차 대폭 확대를 위한 기술력도 여전히 불완전하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진행해왔던 제네시스 수소차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감사 결과 차세대 수소차 핵심 기술의 기술력과 시장성이 미비하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정부는 각각 ‘2025년 수소차 연간 생산량 13만대’ ‘2022년 수소차 판매 8만대(정부)’를 목표로 내세우며 2040년 수소사회를 달성해 친환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했지만, 이 같은 수소 로드맵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올해 11월까지 수소차 누적 판매 대수는 2만대가 조금 넘는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NDC 이행의 원년인 내년 △사회·경제구조 탄소중립 전환 △탄소중립 이행기반 공고화 △디지털경제로 전환 촉진 △뉴딜 기반 신산업·신기술 육성 △대전환 선도 혁신인재 양성 등 5개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 879억원을 들여 중소·중견기업에 탄소중립설비를 지원하는 등 중소·중견기업 녹색전환을 촉진하고 융자를 통해 녹색유망기업을 육성한다. 또 ‘탄소중립 산업전환 촉진 특별법’을 제정해 정부가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기업에 특례를 부여할 근거를 마련한다. 신재생에너지법을 고쳐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설 적정 떨어진 거리 기준’을 만들고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을 제정해 정부가 주도해 풍력발전 시설이 들어설 입지를 찾아내고 전 인허가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샵’ 제도를 도입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친환경 선박을 528척으로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먼저 내년 공공선박 58척을 친환경 선박으로 바꾼다. 아울러 수소에너지 생태계를 갖춘 ‘수소항만’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법과 기본계획을 제정·수립하고 광양항과 부산신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부문을 ‘기회산업’으로 육성하고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실증도 추진한다.

갯벌을 복원하고 바다숲을 조성하는 등 해양 탄소 흡수원을 발굴해 ‘2050년 해양수산 분야 탄소배출 네거티브’를 실현한다.

정부는 각종 개발사업에 앞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토록 한 ‘기후변화영향평가제’를 내년 9월 시행하고, 정부의 예산과 기금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운용에 반영하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를 2023년에 정식 도입한다.

‘녹색분류체계 적용 시범사업’과 ‘녹색채권 외부검토 비용지원’ 등으로 녹색투자를 활성화하고 환경정보 공개대상을 내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차차 넓혀 2030년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한다. 탄소중립 관련 연구개발(R&D)에는 1조9274억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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