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8월 10일(수)



[기자의 눈] 대선후보 에너지공약 '맹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7 16:43

전지성 에너지환경부 기자

증명사진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관련 공약을 나름(?)철저히 이행했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공론화, 신규원전 백지화,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월성1호기 조기폐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제약, 재생에너지 확대, 한국에너지공과대학 건설, 탄소중립 기본법 제정 등. 국민 생활과 나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고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일단 강행했다. 공약 이행여부만 따지면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재판을 비롯한 각종 고발과 소송이 난무하고 있다. 차기, 차차기 정부 그리고 기업들과 국민들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확률이 크다.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만큼 이제는 차기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후보는 ‘기후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최우선으로 2040년 탄소중립·내연기관차 판매중단,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구체적 공약을 발표했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치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에너지고속도로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현 정부는 줄곧 재생에너지를 분산형 전원이라 기존 석탄화력과 원자력발전처럼 수많은 송전선이 필요없으며 그래서 비용도 저렴해질 것이라 주장해왔다. 그런데 전국에 에너지고속도로를 깐다면 그 비용은 한국전력공사가, 결국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송전선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들이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반대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단기간에 실현하기 어려워 민간투자유치도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야당은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에 아직까지 뚜렷한 에너지정책 공약 발표가 없다. 그동안 윤석열 후보가 탈원전 정책 폐기, 탈탄소 목표에 대한 산업계 의견 반영 등을 주장한 게 전부다. 세부 정책들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을 뒤집는 내용들일 가능성이 크다.

여당은 현 정부와 비슷하게 선언적이며 야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적 성격이 강해보인다. 여야 모두 코로나 여파에 널뛰는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이로 인한 한전의 적자와 연료비연동제 마비, 전력시장구조개편, 사용후핵연료 문제 등 본질적인 과제들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선 직후에 바로 맞닥뜨릴 문제들인데도 말이다. 현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외치면서 외면한 사안들이기도 하다. 사실상 직무유기다. 내년 3월 9일 누가 당선이 되든 이 문제들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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