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안효건

hg3to8@ekn.kr

안효건기자 기사모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먹통, 서버 설정 오류?…저커버그 재산 ‘8조’ 넘게 날아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05 11:30
FACEBOOK-OUTAGE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로고 앞에 소형 모형이 전시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이 4일(현지시간) 동시다발 ‘먹통’ 오류를 일으킨 뒤 5시간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페이스북 측은 이번 오류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킹 공격이 아닌 서버 설정 오류에 의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회사 CEO인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 페이스북 측은 당장 사과에 나섰지만 저커버그의 순자산은 주가 하락에 70억달러(약 8조 3000억원)나 증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의 서비스 등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미 동부 시간)부터 에러 메시지를 표시했다.

이 서비스들은 5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키다 이날 오후 늦게부터 서서히 정상화됐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서비스가 서서히 가동되고 있다면서도 안정화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트위터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준 데 대해 사과했다.

이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복원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이제 정상화하고 있다고 알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이용자들이 인내심을 가져줘 고맙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커버그도 페이스북에서 "오늘 장애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연결하기 위해 여러분이 얼마나 우리 서비스에 의지하는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장애를 일으킨 것은 페이스북의 제품·서비스만이 아니었다.

회사 내부 업무 시스템도 마비되면서 직원들은 이메일, 내부 통신망 등이 차단되거나 심지어 사무실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보안팀은 내부 메모를 통해 직원들에게 "보안 시스템과 내부 일정표, 일정 관리 도구 등 페이스북의 모든 내부 시스템과 도구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중단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페이스북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워크플레이스’도 작동이 멈췄다.

직원들은 회사가 지급한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거나 다른 회사 사람에게서 이메일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건물이나 회의실에 들어갈 때 쓰는 디지털 배지가 작동을 멈추면서 입장하지 못하는 직원도 있었다.

보안 엔지니어들은 서버 구역에 들어가지 못해 장애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 글로벌 보안 운영센터는 내부메모에서 이번 사태에 "이용자에게는 고(高)위험, 회사 자산에는 중간 위험, 페이스북의 명성에는 고위험"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애가 시작된 지 몇 시간이 지나고도 여전히 접속 장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NYT는 일부 직원과 내부 메모를 근거로 회사 보안 전문가들이 여전히 근본 문제가 뭔지 파악하려 애쓰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직원 2명은 NYT에 해킹으로는 이처럼 많은 앱에 한꺼번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며 사이버공격이 이뤄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그보다도 페이스북 서버 컴퓨터의 설정 오류(misconfiguration)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NYT는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서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의 앱 여러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먹통이 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이 먹통이 되자 일부 이용자들은 트위터로 몰려가 이번 사태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거나 놀림감으로 삼았다.

이에 ‘#페이스북다운(facebookdown)’이란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NYT는 실제 타격을 입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을 찾고 광고를 하는 소상공인들, 페이스북에서 친구·가족과 연락을 주고받는 이용자들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과 그 관련 서비스 이용자는 35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세계 인구(올해 9월 기준 78억 7000만명) 절반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2019년에도 기술적 오류로 이번과 비슷한 접속 장애가 약 24시간 동안 이어진 적이 있다.

이밖에도 페이스북은 내부 연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는 폭로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뒤 미 상원 청문회에 불려 나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이에 회사 주가 역시 함께 고꾸라지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5%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저커버그 개인 순자산이 70억달러(약 8조3천억원)나 증발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이미 15%나 하락한 상황이다.

저커버그 순자산은 지난달 초 1420억달러(약 168조 5000억원)에 달했지만 이날 1209억달러(약 143조 4841억원)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한때 3위였던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상 순위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다음인 5위로 내려앉았다.


hg3to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