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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가상부동산은 쉽게 말해 가상현실 속에서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가상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이뤄진다. 가상부동산을 사고파는 플랫폼도 늘어나고 있는데, 어스2(earth2)가 대표적이고, 디센트럴랜드·제페토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외국산 글로벌 플랫폼이 성행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한국형 어스2라고 하면서 국산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어스2는 호주 출신 개발자 세인 아이작이 만든 가상부동산 구매 게임이다.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가상화폐처럼 가상공간에서 토지를 거래하는 개념이다. 어스2는 현실의 세계를 복제한 제2의 지구를 뜻한다. 어스2에서 가상부동산에 투자하려면 타일을 구매해야 한다. 타일을 통해 가상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다. 1개의 타일은 구글맵을 본따서 10m × 10m, 즉 10㎡를 나타낸다.
어스2에서의 가상토지는 주식처럼 시세가 오르기도 해 유저들이 구매한 가상토지, 즉 타일을 소유하다가 다른 유저에게 되팔아 이익을 내는 구조다. 이같은 가상부동산 플랫폼에서의 부동산 거래량은 국내 유저들의 거래량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어스2에서의 가상토지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미국·이탈리아·한국 순이다. 이후 두달만인 지난 6월 누적 거래량에서는 미국(타일 수 60만개)이 1위를, 한국(56만개)이 2위를 차지했다. 부동산투자 강국임을 보여준다.
최근 20~30대 무주택자들의 가상부동산 플랫폼을 활용한 내집 마련이 성행하고 있다. 누구나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안에서는 청와대·백악관·국회의사당 등 각 나라의 주요 건물이 자리잡은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들의 가상부동산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충고한다. 하지만 가상부동산의 잠재된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가상부동산은 초기 구축 단계인 만큼 리스크도 크다. 암호화폐와 같이 자산의 실체가 없는 점은 큰 위험요소이다. 특히 가상부동산은 암호화폐와 같이 현금처럼 쓸 수가 없다(환금성이 낮다)는 점이 단점이다. 아무리 많이 사들여도 팔리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비트코인이 출현한 초기 역시 그 누구도 지금과 같은 미래를 예견할 수 없었듯이 가상부동산 역시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메타버스와 MZ세대의 투자성향이 결합될 경우 성장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가상부동산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2020년 11월에 어스2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전 세계 땅 가격은 타일 당 0.1달러였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올랐다. 그래서 가상부동산 투자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가상부동산은 가상화폐보다 리스크가 훨씬 더 크다. 그러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규모가 작은 후발 플랫폼은 위험이 더 크다. 인터넷에는 뒤늦게 생긴 가상부동산 플랫폼들이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과대광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가상부동산 투자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유투브에는 가상부동산을 팔아 수백만, 수천만 원을 벌었다는 수익 사례부터 매매 및 현금화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많다.
하지만 타일 가격의 급등락을 경고하거나 타일을 현금화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가상부동산 투자는 리스크가 매우 커서 섣불리 투자를 권하기는 어렵다. 다만 여유자금으로 높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