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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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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사업 확대·지배구조 개편 추진에 '몸집 불리기' 논란 가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7 12:00

- 올해 전력산업구조 개편 20년 맞아 업계·정치권 제기
- "에너지전환·경쟁력 강화" vs "시장과 시대에 역행"

한전 사옥 및 한전그륩사 로고

▲한전 사옥 및 한전, 한전 발전자회사 로고.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이 올해 전력산업 구조개편 시행 20년째를 맞아 사업 확장 및 지배구조 개편 추진 등 추진을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제한해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기 위한 입법을 서두르고 있고 발전설비 운영·정비업체로 18년 전 민영화한 한전산업개발을 자회사로 다시 편입해 재공영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전 측은 두 방안 모두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지지부진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사망사고가 잇따른 발전정비분야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거나 고육지책으로 정부로부터 등 떠밀려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전이 판매 및 송·배전을 독점하는 대신 발전사업은 손을 떼고 자회사로 넘기도록 돼 있는 현행 체계를 무너뜨리고 코스피 상장 전 자회사까지 끌어들여 사업 독점 가속화 및 조직 공룡화를 꾀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이런 한전의 움직임에 대해 지배구조 후퇴란 지적과 함께 경영 비효율화를 낳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까지 쏟아진다.

전력산업 구조 개편은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던 발전·판매 부문을 경쟁구도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2001년 한전 발전부문을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동서발전 등 6개 발전 공기업으로 떼어내고 전력거래소를 신설한 뒤 이 체제를 지난 19년간 유지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해 직접 전력 생산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가 하면, 한전 자회사였다가 민영화된 한전산업개발을 다시 편입시키려는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노조를 중심으로는 발전사를 예전처럼 통합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2050년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일각에선 몸집 불리기를 통한 밥그릇 챙기기이자, 시장에 역행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 신재생에너지 직접 발전 추진…곳곳 반발

이런 체제 개편 논의에 불을 당긴 것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갑석 의원의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안 대표 발의다. 이 개정안은 한전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송 의원의 이 법안 대표 발의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게 발전업계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숙원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관철한 한전은 올해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직접 참여’에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김종갑 한전 사장도 신년사에서 이 사업을 거의 첫손에 꼽았다. 최근에는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여론전에 돌입했다.

한전은 2001년 발전과 판매를 분리한 전력산업구조 개편과 함께 발전 사업은 못하게 돼 판매와 전력망 사업만 해왔는데, 앞으로는 해상풍력 등 대규모 신재생 발전사업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발의돼 현재 국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한전은 "대규모 해상풍력이 활성화되려면 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앵커(핵심) 투자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나 민간 풍력발전업자들은 "심판이 선수로 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GS E&R, 동국 S&C 등을 회원사로 거느린 한국풍력산업협회는 "한전은 전력시장에서 전력판매와 송배전망 건설·운영 등을 독점하거나 우월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인허가 곳곳에선 심판 역할을 한다"며 "이런 한전이 발전사업에 직접 진입하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이미 유수 기업들이 풍력발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한전은 고유 업무에나 매진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산업개발, 18년 만에 공기업 전환 추진

한전은 발전설비 운전·정비업체인 한전산업개발을 다시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근 한전과 발전사들은 ‘한전산업개발 지분 인수’ 자문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한전산업개발은 1대 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이 31%, 2대 주주인 한전이 2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자문 용역을 통해 자유총연맹이 보유한 지분 인수를 위한 합리적인 인수 비용 등을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1990년 한전 자회사로 설립된 한전산업개발은 2003년 민영기업이 됐다.

한전산업개발의 공기업 전환이 다시 이슈가 된 것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고가 계기가 됐다.

이 사고 이후 비정규직 근무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노·사·전 협의체는 1년여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논의해온 끝에 한전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라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이 사례가 한전의 발전자회사 통합이나 합병 등 2차, 3차 역민영화 시도의 빌미가 돼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투자와 경쟁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문 현행 개편안
전체 구조 - 한전(판매 및 송배전 전담)
- 한전 산하 6개 발전 자회사
- 한전(판매 및 송배전 전담)
- 한전 발전 자회사 3개사로 재편
  (6개사 -> 3개사)
화력발전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5개사 화력발전 공기업 2개사로 통합
원전 한수원(원전+수력+신재생 등) 원전 공기업(원전 주력 한전+폐전전문기업 변신)
신재생에너지 한전 및 한전 산하 한수원 등 6개 자회사 각각 추진(사업 중복 문제)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담 공기업 별도 신설(사업 통합 일원화) 
◇발전공기업 재통합 논의도…"현실적으로 어려워"

한전과 발전자회사 노조는 연대체인 전력산업정책연대(이하 정책연대)를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발전 공기업의 재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정책연대는 용역을 통해 전력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전을 중심으로 한 수직재통합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고, 이를 토대로 재통합을 공론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발전자회사 간 중복·과잉 투자를 막아 소모적인 경쟁을 막고 경영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련 입법도 추진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경영 비효율, 가격 왜곡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방안으로 전력산업 재구조화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5개 발전자회사를 2개의 ‘화력발전공기업’으로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을 원자력만 주력으로 하는 ‘원자력발전공기업’으로 만들고 ‘신재생에너지 발전공기업’을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발전자회사 재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관측이다.

2010년에도 재통합 논의가 불거졌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수원을 제외한 5개 발전자회사의 경쟁체제가 바람직하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무산됐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직접 발전 시도와 한전산업개발 자회사 편입, 발전자회사 재통합 논의는 모두 시대를 역행해 2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뜻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미 모든 전력 부문에 경쟁 체제가 도입됐는데, 우리나라는 여러 반발로 공기업 간 경쟁만 도입하면서 구조 개편이 중간에 멈춰버렸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미래 지향적인 전력산업 구조를 만들려면 시장을 더욱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산업구조개편 개요
1998년 한전 민영화 검토
1999년 한전 민영화 등 전력산업구조개편  기본계획 수립
2000년 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안  국회 통과
2001년 6개 발전자회사 독립 및 전력거래소  신설
2004년 한전 배전 분할 백지화
2008년 전기, 가스, 수도 등 민영화 배제  원칙 확정
2009년 전력산업구조개편 원점 재검토
2016년 전력 소매시장 개방 및 에너지공기업  상장 계획 발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논의 중단
2020년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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