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5%로 제시했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까지 끌어올렸다. 불과 반년 전 1.8%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망치를 두 배 가까이 높인 셈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정기 검토를 마친 뒤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5%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은 2.7%로 전망했다.
무디스의 전망은 국내외 주요 기관 가운데서도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말 집계한 8개 주요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3.2%로, 무디스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았다.
무디스가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올해 들어 빠르게 달라졌다. 지난 2월 국가신용등급 보고서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1.8%로 예상했지만 5월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이를 2.5%로 높였고,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전망을 크게 끌어올린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무디스는 인공지능(AI) 확산 등에 따른 칩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한국의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를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공급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최소 2027년 중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수출 증가세도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7월 상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무디스는 이 같은 수출 확대가 강력한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정책 역시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무디스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주목하면서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 구조를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무디스의 판단이다.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 비교적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장 전망 개선은 재정 상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무디스는 세입 증가와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경우 한국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기존 예상보다 양호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당초 목표보다 0.1%포인트 개선된 3.8%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부담 확대 가능성을 경계했다.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증가를 비롯해 국방·안보 분야의 비용,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 확대 등이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구조적인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무디스가 한국에 부여한 국가신용등급은 Aa2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도가 정책 대응 능력과 경제적 기반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부부채 증가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
다만 이번 보고서 자체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새롭게 결정하는 절차는 아니라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향후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암시한 자료도 아니라는 점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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