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0%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는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0%로 집계됐다. 전달(2.8%)보다 0.2%포인트 높아졌으며, 주요 IB 평균 전망치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성장률 전망은 꾸준히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말 평균 2.0%였던 전망치는 올해 1월 2.1%로 소폭 오른 데 이어 4월 2.4%, 5월 2.8%, 6월 3.0%까지 상승했다. 불과 반년 만에 전망치가 1.0%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기관별로는 JP모건의 상향 조정 폭이 가장 컸다. 기존 3.0%에서 3.7%로 0.7%포인트 높였고, 씨티은행도 3.0%에서 3.5%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바클레이즈는 2.6%에서 2.7%로, 골드만삭스는 2.5%에서 2.7%로 각각 상향 조정했으며 HSBC 역시 2.6%에서 2.8%로 눈높이를 높였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3.1%), UBS(2.8%), 노무라(2.4%)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수출 호황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 상향을 이끈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6월)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AI 산업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9.5% 급증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관은 한국 경제가 올해 4%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영국의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성장률을 4.0%로 전망했고,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4.1%를 제시했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은 1.8%로 집계되면서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6%를 상향 조정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한국금융학회 학술대회에서 1분기 성장률 수정치를 고려하면 연간 성장률 전망 역시 기존 수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성장률뿐 아니라 대외 건전성을 보여주는 경상수지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 해외 IB 8곳의 올해 명목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전망치는 평균 14.0%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10.8%보다 3.2%포인트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말 전망치였던 6.5%와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돈다.
대부분의 기관이 경상수지 전망을 일제히 높였다. UBS만 4.0%를 유지했고, 나머지 7곳은 모두 상향 조정했다. HSBC는 9.8%에서 17.0%로 가장 큰 폭의 조정을 단행했으며, 씨티은행은 11.8%에서 16.4%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5.0%에서 16.1%로 각각 높였다. 노무라는 10.0%에서 15.5%로, 골드만삭스는 12.4%에서 15.1%로, JP모건은 10.2%에서 14.8%로, 바클레이즈는 12.8%에서 13.0%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와 대외 건전성 개선 흐름도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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