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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이후 대선 판세 전망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봉합 뒤 첫 주인 이번주 들어 여론조사 기관들이 쏟아낸 조사결과가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변수 핵심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부상과 윤 후보에 돌아섰던 지지층의 ‘의구심’으로 풀이된다.
14일 중앙선거관리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고시된 이번 주(10~13일 사이) 실시 주요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자체 정례조사, 11~13일) △리서치뷰(UPI뉴스 의뢰, 11~13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설(MBC 의뢰, 11~12일) △NBS/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자체 정례조사, 10~12일) △리얼미터(YTN 의뢰, 10~11일) 등이었다.
이들 기관 다자대결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지지율 합계는 82%(NBS)~93%(리서치뷰) 범위였다.
비슷한 기간 실시된 조사에서 차이가 무려 11%p나 나타난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윤 후보 지지율이었다. 윤 후보 지지율은 NBS 조사에서 28%로 5개 조사 가운데 최저치였다. 최고치였던 리서치뷰 조사에서는 42%를 기록, 두 조사 간 격차가 14%p에 달했다.
반면 이 후보는 32.8~37%(코리아리서치~한국갤럽·NBS), 안 후보는 12~17%(리서치뷰~한국갤럽), 심 후보는 2.5~3%(코리아리서치~4개 기관조사 동일) 등으로 조사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이 결과를 종합하면 진보진영은 정권교체의 벽에 부딪힌 ‘단단한 박스권’, 보수진영은 단일화 바람 속 ‘요동 판세’로 요약된다. 결국 정권교체에 힘을 싣는 중도층 일부가 윤 후보 쇄신을 주시하며 표류한 결과인 것이다.
이들의 마음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는 ‘대(對) 이재명 경쟁력’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주 판세만 놓고 보면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에서 두 후보가 아슬아슬한 국면을 보이는 상황이다.
단일화 관련 문항을 넣지 않았던 NBS 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조사에서 단일화 시 경쟁력은 안 후보가 윤 후보 보다 대체로 더 높은 양상을 보였다.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보인 격차는 2%p(한국갤럽)~7.5%p(리서치뷰) 사이였다. 반면 안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는 7%p(한국갤럽)~13.5%p(코리아리서치)로 4개 기관 조사 모두 오차범위 밖이었다.
특히 안 후보만큼은 아니지만, 윤 후보 역시 이 후보에 뒤진 결과를 보인 조사가 없었다는 점이 민심을 고심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윤 후보가 이 후보에 격차를 더 벌릴 경우, 안 후보에 비해 폭이 작더라도 이른바 ‘제1야당 프리미엄’으로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
여권 책략가로 꼽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전 이사장은 지난 11일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경우 70% 내외에서 안 바꾼다는 대답을 하는 반면 그 비율이 안 후보 경우 50% 밑도는 형국"이라며 "매우 불안정한 상황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후보 단일화에 "이 게임은 안 후보가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 아닐까라고 본다. 아주 불리한 게임"이라며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를 들었다.
유 전 이사장은 "정몽준 씨의 정당은 당원숫자도 적고 조직력도 없었다. 반면 민주당에, 특히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의 경우에는 집 전화 여론조사 할 때인데 그걸 핸드폰으로 착신 전환을 몇 만 명이 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이 후보가 박스권 지지율을 확대해 야권 후보들과 격차를 좁힐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두드러진 안 후보에 야권 표심이 결집할 수 있다.
안 후보는 전날 "저는 대통령에 당선되고 또 제가 정권교체를 하러 나왔다"며 "저는 단일화를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단일화의) 방법에 대해서는 당연히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역시 "국민들께서 누가 더 확장성이 있고 정권교체가 가능한 후보인지 판단해 주실 거라 믿는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19대 대선 때도 홍준표·유승민 등 야권 후보들과의 단일화 논의 없이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한때 턱 밑까지 추격한 바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유죄를 확정 받은 이후 "댓글 조작이 없었다면 승부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5개 기관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다. 조사방식과 응답률은 △한국갤럽 전화면접(무선 90%·유선 10%), 응답률 13.5% △리서치뷰 ARS자동응답(RDD 무선 85%·유선 15%), 응답률 6.2% △NBS 전화면접(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응답률 29.3% △코리아리서치 전화면접(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응답률 22.4%, △리얼미터 ARS자동응답(RDD 무선 90%·유선 10%), 응답률 10.1%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