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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규제가 역설적으로 매수 심리를 부추기면서 집값 상승을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압구정·목동·여의도·성수 등의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잠실과 강남 일대(강남·삼성·대치·청담)도 지난해 6·17대책 당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후 지난 6월 구역 지정이 1년 연장됐지만 일부 단지는 매매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는 지난 9월 전용면적 160㎡가 58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전인 지난 4월 초 동일면적이 54억3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새 4억원 가까이 올랐다.
압구정동 한양8차 210㎡는 지난달 72억원에 매매됐다. 지난 7월 동일면적 매매가격인 66억원보다 6억원 상승했다.
목동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매섭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4단지 48㎡는 지난 2일 동일면적 최고가인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목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과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매물이 없고 가격도 떨어지지 않았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도 투자 목적이든 거주 목적이든 현금을 충분히 갖고 있는 매수자들이 거래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는 15억원 초과 주택이 과반 이상이다. 해당 주택들은 대출이 불가능해 자금 여유가 충분한 이들만이 매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대장 아파트 중 하나인 잠실 엘스는 지난달 84㎡가 26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하며 손바뀜됐다. 인근 잠실 리센츠 역시 지난달 84㎡가 매매 최고가인 25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통해 투기세력을 막아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제도를 시행했다.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데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구역 지정 후 거래 과정이 까다로워진 것은 맞지만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에 의해 수요가 감소할 수 있지만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실장은 이어 "정부의 조세 규제나 대출 규제에도 타격을 크게 받지 않는 수요층 입장에서는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이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집값 상승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역 지정이 개발 기대감을 높이면서 오히려 해당 지역의 미래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집값 폭등 우려로 인한 강력한 규제 제도"라며 "이러한 규제가 오히려 해당 구역을 매수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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