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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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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뚫은 전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9.16 17:23

8월 매매·전세 동시거래 단지 중 12% 전세가율 90%↑

[에너지경제신문 정민기 기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한양 전용 60.06㎡는 지난달 2억7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성사됐으나 전세는 1500만원 높은 최고 2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셋값으로 아예 집을 사고도 남는 것이다.

강서구 화곡동 세림아파트 전용 21.64㎡도 지난달 매매거래가 1억5100만∼1억5200만원에 이뤄졌는데, 전세도 최고 1억5천200만원에 계약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은빛2단지 전용 59.95㎡는 8월에 거래된 매매와 전세가격이 모두 2억4천만원으로 동일했다.

16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8월 매매, 전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주택형도 총 29곳으로 18.7%나 됐다. 매매-전세가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의원이 밝힌 이른바 ‘무피투자’(피 같은 내 돈을 들이지 않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가 이들 지역에선 가능한 것이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중 10%가 넘는 단지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 중 19% 가량이 전세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상황이라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송림휴먼시아1단지 전용 59.99㎡도 지난달 전세가격이 1억7000만원에 계약된 반면 매매가격은 최저 1억4924만원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114%에 달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매매보다 전세 선호도가 높은데 전세 물건이 부족하다 보니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도 전세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동두천시 생연동 부영6단지 전용 49.85㎡는 지난달 한 매매 물건이 7902만원에 팔렸으나 전세는 이보다 높은 8000만원에 계약됐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은하마을 전용 47.40㎡도 매매가 1억8800원에 팔린 반면 전세는 이보다 1200만원 비싼 2억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와 맞먹을 정도로 치솟은 것은 전세 수요는 많은데 상당수 월세 전환으로 전세 물건은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전세 강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72%, 서울은 70.9%로 1998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90% 이상에 계약한 곳도 상당수다. 매매·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던 수도권 1291개 주택형 가운데 12%인 155건이나 된다. 지역별로 서울은 매매·전세가 모두 이뤄진 405개 주택형 가운데 48건, 경기도는 766개 주택형 중 98건의 전셋값이 매매가격 90% 이상이다. 인천은 120개 주택형 중 9건이 전세가율 9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은선 부동산114 과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의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매매전세가격의 차이가 1천만원 이하로 좁혀진 단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매매-전세 시세 역전현상이 종종 나타나는 서울 성북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80.1%로 80%를 넘어섰고 강서구(77.8%), 동작구(77.4%) 등도 80%를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깡통 전세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나빠져 매매·전세가격이 급락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곳에선 전세금 반환보증 등 안전장치를 미리 마련해 두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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