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올해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2023년 12월~2024년 3월)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번 기간 중의 평균 농도는 21.0ug/m3으로 1년 전에 비하여 15%정도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계절관리제 시행 이래 가장 낮은 평균 농도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발전 부문을 포함하여 산업부문, 수송부문, 생활부문등 각 부문의 핵심 추진 목표를 정하고 추진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추진 내용과 성과를 살펴보면 일부 불일치하는 일들이 있다. 발전 부문의 경우 정부 측에서는 석탄화력 가동 정지 확대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4차 계절관리제 기간 중에 총 유연탄 발전의 전력 거래량이 76,793GWh이었던 것에 비하여 5차 계절관리제 기간의 발전량은 85,657GWh로 오히려 11.5%정도 증가하였다. 산업 부문에서는 대형사업장의 자발적 미세먼지 감축 협약을 감축 노력에서 성과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제철 경기 위축, 건설 경기 위축 등이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2024년 1월에서 3월까지의 철강 생산량이 1600만톤 정도로 2023년 동기에 비하여 3.2%정도 줄었고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시멘트 산업의 생산량 감축 등과 같이 중공업과 에너지 과소비 업체의 경기 위축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 유입 요인으로서 중국의 상황을 검토해 보자. 실제 우리의 5차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기간에 대한 중국 석탄화력 발전량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였지만, 2022년과 2023년의 연간 발전량 자료를 가지고 살펴보면 중국의 석탄화력 발전량은 2023년에 5,741TWh 정도이었고 이는 2022년에 비하여 약 6.4%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계절관리제 기간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23년에 24.6ug/m3으로 2022년에 비하여 6.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어느 정도 인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석탄 소비와 관련하여서는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올해까지는 중국의 석탄 수입량이 상당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최근 상황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전반적인 3월 중순에 1월 중순과 비교하여 발전용 석탄 사용량이 15% 정도 줄어 든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는데, 이는 경기 부진, 기후 문제로 상대적으로 따뜻한 평균 기온 등과 결부하여 더욱 전체 석탄 사용량의 감소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에 중국의 건설 경기가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에서 20%이상 줄어 들게 됨에 따라서 건설과 관련된 철강 수요에도 큰 타격을 주어서 제철용 원료탄으로서의 석탄 수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석탄 수요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각 지역의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에 다소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경의 예를 가지고 살펴보면 2024년 1~3월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2.8ug/m3으로 2023년의 106.8ug/m3과 비교하여 약 3.8%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을 보이고 있다. 특히 3월의 자료만 보면 감소율이 1년 전에 비하여 13% 정도 줄어들었다. 북경의 평균 농도는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치이지만, 이러한 높은 농도와 계절적 풍향을 감안할 때에 인접국으로부터의 유입은 계절 관리제 초미세먼지의 분석에서 주요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기초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기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주제가 상위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미세먼지가 하부 구조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그에 따라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소 줄어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겨울철 초미세먼지 상황이 상대적으로 개선되어 봄철 황사와 같은 자연재해성 미세먼지만이 국민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제5차 계절관리제 기간 중의 다소 고무적인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한몫을 하였다고 본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외부적인 요인, 국내 경기 요인 등으로 국내 미세먼지 악화의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요인들로 인한 대기질 상황 악화는 그 변동성이 크고, 국내 행정력이나 통제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따라서 지금의 성과에 대하여서도 다양한 요인들에 대하여 좀 더 심도 있는 인과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국내 대기질 관리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과학계와 행정당국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박기서